상위제약사 1분기 신약개발비 늘려

10개사 2185억 투자 17.6%↑…셀트리온 752억 1위

입력 : 2018-05-16 오후 2:52:15
[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상위 10대 제약사의 신약 개발 투자비용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약개발과 해외진출에 주력하고 있는 셀트리온, 한미약품, 대웅제약이 연구개발비 투자를 늘려 10대사의 전체 비중을 끌어올렸다.
 
1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분기 매출 상위 10대 제약사의 총 연구개발비는 2566억원으로 전년 동기(2185억원) 대비 17.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개별 기준 10개사의 총 매출액은 1조9963억원으로 전년(1조9138억원)비 4.3%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2.9%로 전년(11.4%)비 1.5%포인트 상승했다.
 
가장 많이 연구개발비를 투자한 기업은 셀트리온으로 752억원을 나타냈다. 매출액(2204억원)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34.1%로 10대사 중에서 가장 높았으며, 전년(24%)비 10.1%포인트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전체 매출액에서 수출액 비중이 95% 이상을 차지하는 등 해외 임상시험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한미약품은 1분기 416억원을 R&D에 투자했다. 매출액(1796억원)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23.2%로 전년(21%)비 2.2%포인트 상승했다. 한미약품은 가장 많은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제약사다. 한미약품이 공개한 파이프라인은 20여개다. 국내를 비롯해 해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임상을 시행하면서 막대한 R&D 비용이 사용되고 있다.
 
대웅제약은 306억원을 연구개발비 예산으로 사용했다. 매출액(2158억원) 대비 연구개발비는 14.2%였으며, 전년(12.4%)비 1.8%포인트 상승했다. 대웅제약은 보툴리눔톡신 '나보타'를 비롯해 8개 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셀트리온, 한미약품, 대웅제약 3개사가 전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상승을 이끌었다. 나머지 7개사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거나 소폭 감소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동아에스티(186억원)가 13.8%, 녹십자(282억원)가 11.3%, 종근당(229억원)이 10.5%을 보였다. 각각 전년비 동아에스티가 1.3%포인트, 녹십자가 1.4%포인트, 종근당이 0.8%포인트 하락했다. 공격적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발굴하거나 신약개발 비용을 늘리기보다는 기존 신약후보물질의 안정적인 임상시험 유지에 힘을 쏟은 것으로 보인다. 녹십자는 혈액제제와 백신, 동아에스티는 바이오시밀러와 천연물의약품, 종근당은 자가면역질환 신약 등의 해외진출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유한양행과 광동제약은 신약 R&D 투자에 인색했다. 유한양행의 매출액(3361억원) 대비 연구개발비(228억원) 비중은 6.8%로 10개사 평균치인 12.9%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광동제약의 매출액(1611억원) 대비 연구개발비(20억원) 비율은 1.3%로 제약업계 최하 수준을 보였다. 이밖에 JW중외제약(연구개발비 84억원)이 6.6%, 제일약품(59억원)이 3.9%의 비중을 기록했다.
 
국내 제약업계가 복제약에서 신약 개발 중심으로 체질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국내 제약업계는 복제약과 내수 영업 위주로 성장했다. 하지만 2010년 무렵부터 의약품 시장 포화로 내수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성장 한계에 직면하자 제약사들은 신약개발과 해외진출을 돌파구로 모색하기 시작했다. 국내사들의 R&D 비용과 해외진출 성과가 매년 늘어나고 있어 제약산업 선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업계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상위 10개사 10%, 70여개 상장사가 7%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해외에서 임상시험을 실시하는 신약후모물질들이 늘어나면서 제약업계 전체 R&D 비용은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20%를 보이는 글로벌 제약사와 연구개발비 비중에 비해선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제약업계가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선 연구개발비 비중을 선진국 수준인 2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이 1분기 가장 많은 연구개발비를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셀트리온 연구원 모습. 사진제공=셀트리온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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