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북한이 23~25일 사이 진행할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를 예정대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초청 대상에 올랐던 우리 측 취재진의 방북은 사실상 무산됐다.
미국과 영국, 러시아, 중국 4개국 외신기자단은 22일 베이징에서 고려항공 전세기를 타고 원산 갈마비행장에 도착했다. 이들 취재진은 원산에 머물다가 철도를 이용해 풍계리로 이동, 취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진 방북 전 위성사진 등에 따르면 북한은 핵실험장 폭파 장면 관측을 위한 전망대를 설치하고, 기자단 이동에 필요한 철도 정비작업을 진행했다. 앞서 김계관 북 외무성 제1부상이 대미 강경발언을 내놓으면서 폐기행사 무산이 우려돼왔다.
우리 취재진의 방북을 불허한 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기싸움 성격이 짙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북한은 외국 기자단과 함께 우리 취재진 8명을 초청했으나, 끝내 명단을 접수하지 않았다. 폐기 행사까지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추후 육로를 이용해 별도 방북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우리 측 기자단을 초청했음에도 북측의 후속조치가 없어 기자단 방북이 이뤄지지 못한데 대해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남북 간 모든 합의들을 반드시 이행함으로써 과거의 대결·반목을 끝내고 화해와 평화번영의 새 시대로 나아가자는 것이 판문점 선언의 취지라는 점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미 CNN 소속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 취재진이 22일(현지시간) 북한 원산으로 가는 고려항공 탑승을 위해 중국 베이징 국제공항에 들어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