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방송가의 대목으로 꼽히는 월드컵과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지상파 방송사들의 표정이 어둡다.
29일 MBC는 지상파 3사를 대표해 종합편성채널·이동통신사(IPTV·OTT)·케이블사업자(SO)를 비롯해 네이버·카카오(다음) 등 주요 포털을 대상으로 러시아 월드컵 중계 재판매 금액과 조건 등에 대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통상적으로 월드컵과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중계는 지상파 3사 중 한 곳이 중계권을 구매한 후 각 유료방송사들에게 되파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월드컵은 국민적 관심사가 높은 스포츠 이벤트로, 중계권료가 올림픽의 세 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 관계자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는 최대한 많은 국민들이 시청해야 하는 보편적 시청권을 지키기 위해 사온 만큼의 중계권 재판매 금액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보편적 시청권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지상파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재허가를 받을 때 감점 요인이 된다. 보편적 시청권이란 국민적 관심행사의 경우 대다수 국민들이 시청할 수 있도록 방송 수단을 확보해야 하는 규정을 말한다. 올림픽과 월드컵은 국민 전체 가구수의 90% 이상이 시청할 수 있어야 한다. 종편과 IPTV,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포털 등 중계를 볼 수 있는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방송사 입장에서 중계권을 판매할 곳이 늘었지만 중계권료 부분은 여전히 적자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이 지난 3월 서울 상암동 MBC를 방문해 업무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방통위
지상파 방송사들은 오는 6월13일 열리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출구조사 준비도 한창이다. 방송사들은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투표 결과를 조사해 투표 마감시간에 예측 결과를 발표한다. 지상파 3사만 하는 조사 결과이다보니 전통적으로 시청자 유입에 효자 노릇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선거에 대한 관심이 낮아 고민이다. 앞선 관계자는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관련 소식이 잇달아 전해지며 선거에 대한 관심이 너무 낮다"며 "출구조사는 비용이 들어가는데 시청자의 관심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