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매파' 이성태 결국 '백기'(?)

한은, 기준금리 2.0%로 13개월연속 동결(상보)
유럽발 대외경제 불안..물가 오름세 진정 원인
전문가들 "하반기 이후 인상 가능"

입력 : 2010-03-11 오전 11:01:15
[뉴스토마토 이원석 김동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0% 수준으로 13개월 연속 동결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3월 이후 13개월 연속 동결됐다.
 
이날 기준금리 동결은 일찌감시 예상됐다.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4%가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동결의 원인은 그리스 사태 등 유럽 불안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어 대외경제가 어지럽다는 점과 국내적으로는 최근 각종 경제지표의 상승세가 꺾이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최근 물가 상승 오름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도 금리 동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은은 국내 경기의 회복세는 지속되겠지만 일부 국가의 과다채무 문제 등으로 앞으로 성장경로가 불확실하다고 판단했다.
 
지난 1월의 경기선행지수가 13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데다 성원건설(012090)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4~5개 건설사들의 부도설이 나오는 등 건설업계가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상황도 기준금리 인상제동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 최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금리동결 시기상조 발언 등 정부의 강한 경기부양 의지도 이번 금통위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외로운 매파'로 꼽히는 이총재의 임기가 이달말 종료되면서 그의 금리 정상화 의지가 결국 정책 의지에 부딪혀 좌절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총재가 최근 수차례 직간접적으로 금리 인상 필요성을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지난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금리 인상 시기가 멀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달말 임기가 만료되는 이성태 총재가 후임 총재를 배려해 기준금리를 무리하게 인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제 또다시 시장의 관심은 향후 금리인상 시기에 쏠리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최근 경제지표 개선세가 둔화되는 모습인 데다 더블딥 논란까지 일고 있는 만큼 상반기 금리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윤기 대신증권 경제조사실장은 "대외적으로는 남유럽발 금융시장 불안요인, 대내적으로는 경기회복세가 느려졌다"며 "국내 물가상승률도 올 1월 3.1%, 2월 2.7%로 아직까지 안정된 흐름을 보인다는 점도 상반기 금리 인상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석원 현대경제연구원 금융경제실장 역시 "국내사정은 좋아졌지만 국제 금융의 불안요인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하반기 금리인상을 예상하고 있다"며 "5~6월까지 경기회복속도를 지켜본 뒤 정확히 인상시점을 논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공동락 토러스증권 애널리스트는 "다음달부터 새 총재가 부임하고 금통위원 2명이 교체된다는 점에서 4~5월 금리 인상은 어렵고 적어도 6월달은 넘어야 할 것"이라며 "그 시기 정도면 물가지표도 오르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앞으로의 통화정책에 대해서 당분간 금융완화기조를 유지하면서 경기회복세 지속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운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뉴스토마토 이원석 기자 brick78@etomato.com  김동현 기자 threecod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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