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 A기업은 공장피해 등을 종합적으로 보장해주는 보험을 찾아 여러 보험사에 문의했다. 그 결과 보험사마다 보험료 차이도 없고 기대했던 위험관리 컨설팅도 기대보다 떨어졌지는 걸 알게됐지만, 공장운영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가입해야 했다. 앞으로는 보험사들이 기업을 상대하는 기업성 보험에 대해 재보험사 또는 보험개발원에서 제공받은 요율을 변경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보험사별로 보험료를 차등화해서 제시할 수 있는 여력이 커지므로 기업의 보험 가입 시 보험료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보험회사간 경쟁이 촉진돼 저렴한 보험료로 보험가입이 가능해진다.
금융당국은 이처럼 기업성보험의 보험료 및 서비스 경쟁 촉진하는 내용이 담긴 ‘손해보험 혁신 발전방안(2단계)’을 3일 발표했다.
먼저 금융당국은 기업성 보험의 보험료 및 서비스 경쟁 촉진을 위해 대형 공장·선박 위험 등의 보험가입시 손보사가 재보험사로부터 제공받는 보험료를 소비자에게 다양하게 제시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는 다수의 손보사가 통계량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재보험사로부터 동일 보험료를 제공받아 사용하는 ‘협의요율’을 이용해 보험사가 보험료와 보장내용의 차이가 없었다.
또한 보험료 및 보험컨설팅 경쟁 촉진을 위해 보험사가 공동인수하는 보험위험 범위를 축소하고 신규 재보험사는 적극 인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협회를 통한 공동인수로만 계약 가능했던 500t 미만 선박의 ‘단독인수’가 가능해진다.
또 보험사가 보험개발원이 제공한 보험료에 자체 보험인수 경험 등 개별 위험요소를 반영한 보험료를 산정하는 것을 허용해 보험인수·보험료 선택 폭 확대 등 경쟁을 유도하기로 했다.
손해보험사의 보험위험 평가역량도 강화된다. 보험사가 외형 경쟁보다 실질 위험보장에 집중하도록 매출 관련 공시방법과 장기·저축성보험 판매에 유리한 영업규제를 개선하는 것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보험사가 보험료를 재보험사에 제공(출재)해도 보험사 매출에서 미차감 됐으며 은행의 보험판매시 보험판매 비중 규제의 적용에 있어 손보사의 장기·저축성보험과 기업성 손해보험간의 기준이 달랐다.
또 개인정보 해킹 등을 보장하는 사이버보험처럼 통계량 부족으로 보험료가 제때 제공되지 못하는 분야에 대해 보험요율산출기관이 관련 통계·보험료를 제공하기로 했다.
손해보험 및 재보험 규제체계도 선진화 된다.
금융당국은 현재 재보험 출재시 단순히 보험료의 출재비율만큼만 비례적으로 리스크를 경감하는 현행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국제 기준에 맞게 위험 이전효과를 엄밀하게 평가하는 재무건전성 감독방안을 도입(K-ICS도입과 연계)하기로 했다.
또 손보사가 기업에게 인수한 보험위험은 일정비율(보험료의 10%) 이상 보유하도록 해 손보사의 보험위험 관리 역량 강화하고 국제기구 권고기준 등을 반영해 재보험 출재시 재보험중개사 적정성 평가기준 ·유동성 관리방안 등을 의무적으로 수립하도록 했다.
끝으로 손해보험 인프라 확충방안도 내놓았다.
손보사가 스스로 보험료를 산출할 수 있도록 보험요율산출기관(보험개발원)에 기업성보험 정보시스템 구축 등 빅데이터 활용을 강화하는 것이다.
여기에 손해보험 본연의 영역에 대해 전문성이 높은 인력이 꾸준히 공급되도록 보험계리사·언더라이터(심사역)의 선발·교육방식도 개선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개선방안이 실행되면 기업성보험료가 저렴해질 뿐만 아니라 새로운 위험에 대한 적절한 보험상품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혁신방안이 실행되면 손보사가 위험 보유를 합리적으로 확대하고 보험료 경쟁을 하게 되면서, 인수한 위험에 맞게 보험료가 책정되었는지 등 위험평가·관리 역량을 키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3일 손해보험산업 혁신·발전방안 2단계를 발표하고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