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이번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국면에서 이른바 '강남 3구'의 이슈에는 재건축·재개발만 있지 않다. 강남 3구 주민들은 아파트 등 주택 자체의 가격뿐 아니라, 아파트 밖의 지역 경제, 문화시설, 안전 등 생활권에 대한 관심도 지대하다.
송파구에서도 생활 이슈 내지 생활 공약에 대한 관심이 엿보였다. 갖기지 대규모 개발이 추진되는 가운데 구민들은 자신들의 편의를 위한 시설이 들어올지 여부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 중에서도 성동구치소 이전 부지 개발은 지역의 대형 이슈다. 기피 시설이었던 성동구치소가 작년 가락동에서 문정지구로 이전한 이래,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비어있는 부지에 민간아파트 분양 및 부대시설 등 조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기피지역 ‘마음고생’ 보상받고 싶어”
6일 부지 근처에서 만난 주민들은 한결같이 '주민을 위한 시설'이라는 표현을 반복했다. 수십년 동안 기피 시설로 인해 맘고생을 한 만큼, 이제는 생활하는 데 필요한 시설이 들어와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구치소 담벼락을 따라 산책하던 구영회(83)씨는 "여긴 아파트만 가득하고 노인이 모여 이야기할 곳이 부족하다"며 "문화시설 내지 복지관이 들어오면 노인이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일자리도 창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세 아파트에 거주하는 50대 주모씨 역시 "맘 놓고 살도록 장기거주전세 아파트가 세워졌으면 한다"며 "복지시설이나 문화시설처럼 서민에 도움되는 시설도 딸려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빅데이터 자료 '우리동네 공약지도'도 송파구민들의 생활 이슈 관심도를 보여준다. 빅데이터 중 '우리동네 언론 이슈' 단어에서 문화회관이 2위이며, 석촌호수와 안전이 각각 6위와 7위를 차지하는 등 안전 이슈 관심도도 높다. 또 일자리나 복지, 복지 사각지대 같은 단어도 이슈 단어에 올라와있다. 이외에도 관심분야 중 사건사고·자연재해 분야는 29%를 차지해 서울 25개 자치구 중 2위이며, 뒤이어 문화·체육 분야가 23.3%다.
“부지개발과 연계 오금역세권 강화”
이번 지방선거에서 송파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도 주민에게 맞는 각종 생활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성수 후보는 일자리와 안전을 키워드로 하는 개발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5대 공약에는 ▲성동구치소 부지 복합 문화시설 및 청년 일자리 지원시설 유치 ▲성동구치소 부지 개발과 연계해 오금환승역세권 지구단위계획 수립 ▲중앙전파관리소 부지 ICT 보안산업 클러스터 조성 및 청년 일자리 창출 등이 포함돼있다.
박 후보 캠프는 "가락동 성동구치소 부지에 공공 도서관과 문화공간 및 문화시설, 주민 공유 시설을 유치하고 한편으론 주거·창업·일자리 등 청년지원 공간 및 역세권 업무기능을 견인할 복합업무공간 확보하겠다"며 "특히 부지 개발과 연계해 오금환승역세권을 포함한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해 부족한 도시기능을 보완하고 오금로 일대의 생활권 중심기능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ICT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 로봇공학, 사물인터넷 등은 고도의 정보 보안 기술이 요구되므로 보안기술을 중점에 둔 ICT 클러스터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주민편익시설도 적극 확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위례신도시 북측도로 외곽순환구간 및 서울외곽순환(구리~판교) 고속도로 방음대책 강화 ▲서울공항 비행기 항공소음 저감대책 추진 ▲땅꺼짐(지반침하) 현상 발생 석촌호수 주변 주거밀집지역 중점 관리 ▲재개발 공사 화물차 과적, 과속 주민 피해 대책 마련 등 개발·시설 정책에 안전 정책을 결합시켰다.
“오금지구 중심 활성화 추진”
다른 송파구청장 후보들도 지역 현안과 관련한 공약을 내놓았다. 자유한국당 박춘희 후보는 5대 공약에서 성동구치소 부지 개발과 연계한 오금지구중심 활성화를 추진하고, 중앙전파관리소 일대 지역개발을 진행하며, 서울공항 이전 및 항공소음의 실질적 보상대책 마련 등을 약속했다. 바른미래당 전익정 후보가 선관위에 제출한 5대 공약에는 단독주택·상가주택·빌라에 관리사무소를 신설해 주거 불편을 해소하고 주거 안전을 보장하는 정책, 송파구민 대학생을 교사·대학생 인턴으로 채용하는 공약 등이 있다. 또 지난 3일 선관위 토론회에서는 "삼표레미콘 공장으로 인한 주민의 폐질환, 폐암과 토양·수질 오염 역학조사를 하고 피해보상 소송을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성동구치소 이전 부지 전경.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