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6·13 지방선거의 화두와 쟁점은 ‘문재인 대통령’으로 요약된다. 여당은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남은 4년 간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한 압도적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반면 야당은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이 실패했다며 정부와 여당의 폭주를 견제해야 한다고 호소 중이다. 이처럼 선거가 ‘문재인 대 반문재인’ 양상으로 흐르면서 정치적 구호만 난무할 뿐 지방정부 성공을 위한 정책은 찾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31일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 첫 유세를 시작으로 전북과 울산, 부산, 제주를 순회하며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바람몰이에 나섰다. 추미애 대표는 유세 장소에서 유권자들을 만날 때마다 압도적인 승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정부의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서라지만,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기대 선거를 치르려는 속내도 분명 있어 보인다. 이 같은 분위기는 광역단체장 후보들 발언에서도 엿볼 수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서울에서 민주당이 압승해야만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노력에 날개를 달 수 있다”고 호소했다.
자유한국당은 ‘정부 독주견제론’ 카드로 맞서는 상황이다. 당초 한국당은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를 구호로 정했다. 지방에서도 여당에 힘이 실린다면 정부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장치도 없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이후에는 ‘경제를 통째로 포기하시겠습니까? 경제는 자유한국당입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정부 심판론을 제기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5일 “민생문제 (부각)에 대한 뜨거운 지지, 정부 정책을 견제해 달라는 목소리가 분명히 있다”며 “정부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힘을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관련된 여야의 획일적 선거구호에 지역공약이 실종됐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정치 프레임으로 대결이 심화하면서 정작 정책홍보는 뒷전으로 밀렸기 때문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6일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 선거를 압도하면서 지역별 정책 자체가 아예 부각이 안 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등에 업은 여당 후보와 정상회담에 속수무책인 야당 후보의 선거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왼쪽 사진)가 5일 충북 청주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이시종 충북지사 후보와 한범덕 청주시장 후보를 지지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지난달 31일 서울역에서 열린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 출정식에 참석해 유세 지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