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미국 뉴욕금융감독청(DFS)의 정기검사가 한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현지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의 긴장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작년 말 농협은행 뉴욕지점이 자금세탁방지(AML)와 관련해 과태료를 부과받은 바 있어 본점 내 관련 조직을 강화하는 한편 현지 인력 보강에도 집중하는 모습이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미국 뉴욕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은 다음달 뉴욕금융감독청으로부터 정기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현재 국민·신한·KEB하나·우리·농협·기업·산업 등 총 7개 은행은 미국 뉴욕에 현지법인 또는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검사는 국내 은행을 대상으로 매년 진행되는 정기검사지만 은행 내부의 긴장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농협은행이 작년 자금세탁방지 관련 내부통제 기준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현지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 중 최초로 1100만 달러의 과태료를 부과받았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 관계자는 "작년에 이어 올해 검사에서도 자금세탁방지 관련 준법감시 기능 등이 중점 점검 사항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농협은행이 한국계 은행 중 처음으로 제재를 받았기 때문에 다른 은행들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국내 은행들은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현지의 자금세탁방지 관련 조직 강화 및 인력 충원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농협은행은 지난달 31일 준법감시부 내에 있던 기존 자금세탁방지단을 센터로 격상시켰다. 작년 11월 글로벌 사업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자금세탁방지단을 신설하기로 결정한 이후 1년도 지나지 않아 관련 조직을 격상시킨 것이다. 자금세탁방지 관련 조직 격상으로 기존 운영팀과 해외팀에서 분석팀이 추가됐다. 관련 인력 역시 14명에서 22명으로 확대했다.
농협은행과 마찬가지로 작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자금세탁방지 조직을 팀에서 부로 확대한
우리은행(000030)도 '국외AML팀'을 신설하는 한편 미국 현지의 제재법규를 총괄하는 관리팀도 조직한 상태다. 인력 역시 기존 13명에서 변호사 포함 총 24명으로 증원했으며 본점에서 미국 재무부 출신 직원을 채용해 뉴욕지점에 파견했다. 해당 직원은 미주지역 컴플라이언스 점검 및 개선, 현지 감독당국의 검사 대응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국민은행 역시 올해 뉴욕지점 준법감시 담당 직원을 증원한 데 이어 외부 컨설팅 기관에 상시 자문도 맡겼다. 신한은행 역시 관련 인력을 추가 충원한다는 계획이다.
은행들이 이처럼 긴장하는 이유는 농협은행이 작년 과태료를 부과받았을 때보다 자금세탁방지 관련 규제 강도와 기준이 대폭 강화되는 분위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지 준법감시 인력을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전문성도 중요하게 보는 분위기"라며 "현지 감독당국이 요구하는 수준의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늘리기 쉽지 않지만 제재 수위가 높아질 수 있어 관련 조직 및 인력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각사, 뉴시스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