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연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부여군수 후보의 채권자 아들이 지급받은 축산분뇨 친환경 처리시설사업 보조금이 충청남도에서 지급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확인되면서, 특혜라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보조금 수요를 사전에 조사한 뒤 그에 맞춰 예산이 책정된 것이 아니라 추가경정으로 예산을 먼저 책정하고 1년 뒤 보조금이 지급된 것이어서 파장이 일 전망이다.
8일 충남도청 축산과 관계자에 따르면, 2015~2016년 사이 박 후보에게 5000만원을 빌려준 A씨 아들에게 지급된 사업 보조금 8000만원은 2015년 1회 추경예산에 시범사업명목으로 편성된 자금이었다. 충남도청은 이 보조금을 부여군으로 내려 보냈지만 당시 사업 대상자가 없어 다음해로 이월됐다.
이 관계자는 “충남도는 축산분뇨 친환경 처리시설사업 보조금의 경우 관내 15개 시군에서 수요조사를 해오면, 이를 도에서 취합한 뒤 농림축산식품부로 올리고 이후 예산집행 계획이 수립되면 국비와 도비를 포함해 각 시군으로 내려 보내는 것이 통상적인 절차”라고 설명했다.
2016년 당시 도 예산으로만 편성된 축산분뇨 친환경 처리시설사업 보조금이 부여군으로 배당된 것도 일반적이지 않다. 충남도청 축산과에 따르면, 축산분뇨 친환경 처리시설 사업은 국비사업으로, 예산 배정 사정에 따라 국비와 도비를 함께 집행하는 경우는 있지만 도비만으로는 별도 예산을 세우거나 집행하지 않는다고 한다. 충남도청 축산과 관계자는 "당시 배당된 보조금도 타 시군에는 내려가지 않고, 부여군으로만 보내진 사업비"라고도 지적했다.
A씨가 보조금을 받게 된 과정도 주목된다. 2016년 당시 부여군 시범사업인 축산분뇨 친환경 처리시설사업에는 도비 8000만원과 군비 2억원, 자부담 1억2000만원 등 총 4억원 규모로 책정됐는데, 군 관내 면사무소 등이 내건 공모에서 부여군에서 양돈업을 하고 있는 A씨의 아들이 단독으로 응모해 선정됐다.
부여군청 관계자들에 따르면, 양돈업체의 실제 소유주는 A씨로 알려졌다. 도비로 편성된 축산분뇨처리시설사업 보조금 수급과 시범사업 선정을 받은 사람이 A씨 아들인데도 박 후보가 계속 거론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박 후보는 사업보조금을 받게 해주는 대가로 유리하게 5000만원을 빌림으로써 이득을 얻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단호하게 부인하고 있다.
그는 지난 3일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축산분뇨처리시설 예산지원은 내가 해준 게 아니고, 그럴 위치에 있지도 않았다”며 “그때는 이미 부지사를 그만뒀을 때”라고 반박했다. 그는 “여러 차례 빚 독촉을 받았고, 일부 갚았다”며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내 개인적으로 해서 될 일이 아니다. 부여군을 통해서 충남도에 신청하게 됐다”면서 “그리고 그것도 자격이 있어야 한다. 해썹(HACCP,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이라는 자격인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예산지원을 받은 것이다. 이 사건은 얼마든지 검찰에서 조사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부여군과 충남도의 설명은 박 후보 주장과 아귀가 맞지 않는다. 부여군 농정과 관계자는 “당시 서류를 보면 (보조금은) 부여군에서 요청했던 사업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충남도청 축산과 관계자도 “부여군에서 요청한 사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후보 주장대로 그가 충남도청 정무부지사로 재직한 기간은 A씨의 아들이 받게되는 사업 보조금의 예산이 편성되기도 전이다. 그러나 박 후보는 A씨로부터 돈을 빌릴 때 쓴 차용증에 이자나 변제기한을 정하지 않았다. 같은 당 김대환 전 부여군수 예비후보는 지난 4일 박 후보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대전지검 논산지청에 고발했다.
박정현 부여군수 후보. 사진/후보자초청토론회 캡처
부여=김종연 기자 kimstomat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