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베트남의 경제특구 법안과 관련해 반중 시위가 격해지고 있다. 한국기업 일부도 경미한 기물 파손이나 조업 중단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한국무역협회 호치민지부에 따르면, 최근 베트남 내 단발적인 반중 시위가 지속되면서 한국 기업으로까지 불똥이 튈지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아직까지 직접적인 영향은 미미하지만 4년전 반중 시위 당시의 피해를 감안해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 하고 있다.
베트남 내 반중 시위 모습. 사진/한국무역협회
이번 반중시위는 베트남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특구 법안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됐다. 경제특구는 푸꿕(끼엔장성), 박반퐁(칸화성), 반돈(꽝닌성) 등 3개 지역에 설치가 될 예정인데, 이 중 외국인들에게 해당 특구지역의 토지 임대권을 종전 50년에서 99년까지 부여하는 내용이 문제가 됐다. 반돈 지역은 중국 국경과 비교적 가깝고 반퐁은 베트남의 가장 중요한 군사항구인 깜란만과 인접해 있어 국가 안전과 주권이 심각하게 침해될 수 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시위대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이달 15일로 예정된 경제특구 법안을 연말로 연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토지 임대기간도 99년에서 70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럼에도 시위는 연일 지속되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아직까지 한국 기업들이 밀집돼 있는 빈증, 동나이, 롱안 지역에는 특별한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대만계·중국계 공장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띠엔장성에 위치한 한세베트남(의류), 시몬느(가방류), KAP비나(가방류), 그린비나(의류) 등 일부 기업에는 시위대 100~200명이 난입해 공장정문 등 일부 기물이 파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시위 주동자들이 근로자를 선동해 작업을 막아 이번주 들어 조업 중단과 생산 차질 등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
이에 호치민 총영사관과 대한상공회의소 등은 지난 13일 띠엔장성 인민위원회, 외무국, 공안과 등을 방문해 현 상황에 대한 심각성을 지적하고 한국 기업의 안전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노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앞서 지난 2014년 중국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으로 베트남 내 반중 시위가 고조됐을 당시 중국 기업은 물론 한국, 싱가포르, 대만계 진출 기업이 상당한 피해를 입은 바 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