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국내 무역업체 열 곳 중 여덟 곳 이상은 남북관계 개선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북관계 개선으로 우리 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업체들은 남북교역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인 여건 조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1176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17일 발표한 '남북교역에 대한 무역업계의 인식 조사'에 따르면 향후 남북관계 개선으로 자사 사업에 도움이 된다고 답한 기업은 85.1%로 조사됐다. 남북관계 개선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 긍정적(매우 긍정적 46.9%·긍정적 39.8%)이라고 응답한 기업도 86.7%였다.
사업에 도움이 된다고 답한 기업의 경우 남북교역·경제특구 진출 등 비즈니스 기회 창출에 대한 기대 답변이 39.2%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남북 교통망 연결을 통한 동북아 물류 활용 가능성(23.2%), 정부의 대북 지원사업 활용 가능(19.3%), 한반도 긴장이 완화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15.5%) 등을 꼽았다.
남북교역 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4~5년 이내로 예상하는 응답자가 31.7%로 가장 많았지만 올해(9.6%)와 내년(22.3%) 등 더 빨리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자료/한국무역협회
향후 남북교역이 재개될 경우 대북사업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기업은 80.0%에 달해 높은 진출 의사를 보였다. 참여하고 싶은 이유는 일반교역 등 새로운 사업기회 모색이 36.1%로 가장 많이 선택했고, 저임금 노동력 활용(25.1%), 도로·전기 등 사회간접시설 개발 관련 사업 참여(12.5%) 등이 제시됐다.
유망사업 분야로는 인프라·건설·자원(35.1%)이 꼽혔다. 그다음은 전기·전자·통신·기계(17.3%), 관광(15.3%), 섬유·의류·생활용품(13.5%), 철강·금속·화학제품(10.6%), 농림수산업 및 기타(8.1%) 등이었다. 희망하는 사업 형태는 일반교역(35.3%), 위탁가공(24.0%), 개성공단 등 경제특구 진출(15.5%), 경제특구 외 북한지역에 대한 내륙투자(12.6%) 등이었다.
반면 대북사업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답한 기업들은 그 이유로 북한 사업에 필요한 정보 및 교육 부족(22.0%), 북한당국의 통제 및 간섭(18.6%), 정부의 대북 경제 정책 변화(13.7%), 미국·UN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11.6%), 보험 및 분쟁해결 등 피해 구제의 어려움(10.0%) 등을 언급했다.
기업들은 민간 중심의 남북교역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남북교역 여건 조성(34.6%)을 꼽았다. 국제사회와의 공감대 형성 및 대북사업 협력(15.8%), 북한 내 도로·전기·공업용수·항만 등 사회간접시설 확충(12.6%) 등도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