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북미 정상이 한국시간으로 이르면 18일 핫라인 접촉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어떤 논의가 오갈 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나와 직접 통화할 수 있는 전화번호를 줬다”며 “일요일(현지시간 17일)에 북한 지도자에게 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자신의 전화번호를 건넨 것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총론적으로 합의한 비핵화 협상에 속도를 내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미국은 물론 한국 내 일각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선언적 성격에 그쳤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향후 실무협상이 머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액션을 취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북미 정상은 정상회담 결과를 이행하기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이에 상응하는 북한 고위급 관리가 주도하는 후속 협상을 이른 시일내에 개최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이르면 이번 주부터 북미 정상회담 합의 이행을 위한 후속협상이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후속 협상이 개시될 경우 합의문 속 한반도 비핵화와 대북 안전보장 등을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인 향후 2년 반 안에 주요 비핵화를 달성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히는 등 미국 측이 속도감 있는 비핵화를 바라는 상황에서 북한이 기존 내비쳐 온 과감한 조치들을 계속 이행해 나갈 지가 관심사다. 향후 핫라인이 활성화 될 경우 북미 양측이 실무협상 과정에서 조율하지 못한 문제를 정상 간 통화로 해결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한미 정상 간 수시로 통화가 이뤄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전화통화까지 상시화된다면 남북미 3국 정상 간 핫라인 구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달 27일 2차 남북 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남북미 3국 간 핫라인 통화를 개설할 정도까지 가려면 사전에 3자 간 정상회담부터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에서 북미 정상회담 성과에 부정적인 여론이 커지자 이를 반박하며 정면 돌파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유튜브 등을 통해 방송된 주례연설에서 “(북미) 정상회담은 미국과 북한의 관계에 새로운 출발을 알렸고 남북의 모든 한국인에게 미래의 길을 열어줬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이것(북미 정상회담 공동합의문)은 북한의 비핵화를 향한 과정의 시작”이라며 “앞으로 수일, 수주, 수개월 내에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비핵화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북한과 함께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앞줄 왼쪽 세번째)이 15일(현지시간) 백악관 앞을 지나던 도중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