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펀드, 체면 말이 아니네…'

태광산업 등 주총서 잇단 '완패'

입력 : 2010-03-12 오후 4:15:36
[뉴스토마토 정경준기자] #장면1. 장하성 펀드는 최근 보유중인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지분을 전량 팔아치웠다. 이틀 후, 증권사 연구원은 “경영권 안정으로 영업기반이 강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당일 해당 업체의 주가는 경영권 안정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3%대로 상승마감했다. 12일 현재까지 3거래일째 랠리다.
 
#장면2. 12일 태광산업의 주주총회 현장. 장하성 펀드는 감사선임과 배당금 증액안을 걸고 현 경영진과의 표대결에 나섰다. 주총 시작 전부터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주주들은 현 경영진의 손을 들어줬다. 이날 태광산업 주가는 전날보다 1.27%(9000원) 오른 71만9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기업지배구조개선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를 꾀하는 라자드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 일명 ‘장하성 펀드’가 최근 웃지못할 ‘굴욕’을 겪고 있다.
 
장하성 펀드는 당장 12일 열린 태광산업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완패했다. 감사추천안과 배당금 증액 요구 모두가 무산됐다.
 
이날 태광산업(003240) 주주총회에서는 장하성 펀드가 주주제안 형태로 요구한 주총안건을 놓고 시작 전부터 긴장감이 흘렀다.
 
장하성 펀드는 4만2000원의 배당금과 감사 후보로 김진현 한솔제지 감사위원을 추천하며 현 경영진과의 ‘대결’을 예고했다. 그러나 결과는 당초 이사회 원안대로 가결, 주주들은 배당금 1750원 등을 제시한 현 경영진의 손을 들어줬다.
 
이어 열린 대한화섬(003830) 주총에서도 장하성 펀드는 다시 한번 전의를 다졌지만, 배당금 750원 등 당초 이사회 원안대로 승인됐다. 대한화섬 주총에서도 장하성 펀드가 요구한 감사선임안과 배당금 증액안(3000원) 모두 무산됐다.
 
기업지배구조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고자 감사선임, 배당금 증액 등 주주제안을 내면서 현 경영진과 맞섰지만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이에 앞서 장하성 펀드는 LCD 등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인 에스에프에이(056190) 보유지분 9.79%(89만2000주)를 처분했는데, 주가는 즉각적으로 오름세로 반응했다.
 
박현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장하성 펀드의 지분 처분과 관련해 “경영권 불안을 해소될 전망”이라며 “경영권 안정이 확보됨에 따라 향후 신규수주 확대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그동안 일부 거래선이 경영권 불안을 이유로 에스에프에이와의 거래에 보수적인 입장을 보여왔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에스에프에이 주가는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진 10일 당일 3.52% 상승한데 이어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오름세다.
 
기업지배구조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고자 했던 장하성 펀드의 본래 취지와는 달리, 시장에선 오히려 경영권 불안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뉴스토마토 정경준 기자 jkj85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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