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6·13 지방선거에 참패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혁신작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당은 혁신안을 발표하고, 바른당은 1박2일 워크숍을 진행하며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당내 혼란은 여전히 정리되지 못하는 모양새다.
한국당의 경우 혁신비상대책위 구성 전부터 내부 파열음이 먼저 터져나왔다.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은 비대위 구상과 함께 ‘중앙당 해체’를 핵심으로 하는 내용의 혁신안을 내놨으나, 혁신안 찬반을 놓고 계파 갈등이 재연될 조짐이 보이며 자중지란이다.
친박(친박근혜) 진영에서는 김 대행의 자격을 거론하며 사퇴를 촉구하거나 차기 당권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여기에 당 중앙위 및 수석부위원장단은 20일 김 대행의 사퇴와 중진의원들의 총선 불출마 등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은 이날 탈당을 선언하면서 그 결정적 이유로 친박·비박(비박근혜) 간 계파갈등을 꼽았다. 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당이 친이(친이명박), 친박의 분쟁이 끝없이 반복되며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다“며 ”제가 자리를 비켜드리고자 결심한 결정적 이유“라고 지적했다.
김 대행은 갈등을 진화하기 위해 오는 21일 의원총회를 소집해 자신의 혁신안에 대해 소속 의원들의 이해와 동의를 구할 예정이다. 비대위원장 선임을 놓고도 의견 수렴에 나설 계획이다.
바른당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애매한 정체성’으로 파생된 국민의당·바른정당 출신의 이질감이 당 이념 문제를 놓고 갈등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바른당은 당 정체성 확립을 위해 전날부터 1박2일 간 워크숍을 진행한 결과 ‘진보·보수가 공존하는 탈이념적 민생정당’으로 거듭나기로 했다. 그러나 일부 참가자들은 선명성 있는 정체성 확립을 주장해 당분간 설왕설래가 이어질 전망이다. 당의 최대 주주인 유승민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 등이 워크숍에 불참한 가운데 중도개혁과 개혁보수 등 두 정체성을 아우른다는 기존의 내용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른미래당 김동철 비대위원장(오른쪽)이 지난 18일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을 예방해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