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 직장인 김은수(가명·26세)씨는 인스타그램에서 최근 쇼핑을 시작했다. 평소 마음에 들었던 옷의 가격과 정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편하기 때문이다. 그는 굳이 사이트에서 쇼핑할 필요 없이 인스타그램을 이용하고 좋아하는 브랜드를 팔로잉해두면 쉽게 접근할 수 있어서 시간이 단축된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에잇세컨즈'가 인스타그램의 쇼핑 기능을 활용해 마케팅하는 화면. 사진/페이스북코리아
페이스북코리아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달부터 국내에서 온라인 쇼핑 서비스를 시작했다. 인스타그램의 쇼핑기능은 이미 지난해 4월 미국에서 도입된 바 있다. 비즈니스 계정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의 상품을 태그해 상품명과 가격정보를 노출시키고, 구매를 유도하는 식이다. 태그된 상품을 클릭하면 해당 계정이 연결한 구매 웹페이지로 이동한다.
이 같은 서비스는 인스타그램 사용자의 80% 이상이 비즈니스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5억명의 일간 이용자수(DAU) 중 2억명 이상은 매일 비즈니스 계정 프로필을 방문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원래 사진이나 동영상을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하지만 이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기존 소통공간 이상의 비즈니스를 발견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한 데 이어 이제는 비즈니스가 실제로 이뤄지는 채널로 발전 중이다.
국내 인터넷 쇼핑시장도 이커머스 전문 기업들과 대형 포털사이트 주도의 흐름에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시장 확대 의지를 보이는 상황이다. 국내 대표 포털인 네이버에 따르면 검색의 30%가 쇼핑 목적으로 집계된다.
신세계와 롯데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이커머스사업에 각각 1조, 3조원을 투자하며 온라인쇼핑 시장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여기에 SK플래닛의 온라인몰 오픈마켓인 11번가는 커머스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서비스와 상품을 혁신, 1등 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11번가는 SK플래닛에서 분사해 오는 9월 독립법인으로 출범한다.
이렇듯 기존 유통업체들 외에도 광고로 수익을 내던 인터넷 플랫폼 업체들의 이커머스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이커머스 시장은 지각변동이 지속될 전망이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의 쇼핑 비즈니스 진출은 온라인쇼핑 시장의 인플루언서 마케팅 트렌드에 부합해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정선 삼성물산 마케팅 차장은 "인스타그램은 비주얼로 소통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브랜드 소식과 제품을 매력적으로 소개할 수 있고,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이미 기업과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협업한 콜라보레이션은 유통업계에서 상당히 활발하다. 갤러리아백화점이 뷰티 인플루언서 '상아튜브'와 손잡고 코스메틱 동영상 마케팅을 벌이고 있으며, 신세계백화점은 SNS상에서 관심받는 소셜 브랜드를 직접 섭외해 대규모 브랜드전을 열고 있다. 롯데호텔은 파워블로거, 인플루언서 효과에 주목하고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전세계에 있는 29개 롯데호텔·리조트 체험 후 이들이 제작한 콘텐츠를 홍보하는 행사를 마련하기도 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