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음원업계 주도권을 쥐기 위해 업체 간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업계는 인공지능(AI) 음악추천·스피커 연동을 앞세우지만 차별점이 보이지 않아 서비스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오는 18일 새로운 음악 플랫폼 바이브를 출시한다. 바이브는 AI 기반으로 이용자의 음악 감상 흐름을 분석하고 좋아할 만한 음악을 추천한다. 애플리케이션으로 첫선을 보인 뒤 네이버 AI 스피커 '프렌즈',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정보와 오락의 합성어) 등에 적용할 예정이다. 회사가 기존에 운영하던 네이버뮤직의 운영 지속 여부는 올해 말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ICT업체의 음원시장 진출 선언은 네이버가 처음이 아니다. 국내 통신 점유율 1위를 달리는 SK텔레콤은 이미 올 초 음원 사업 재개를 발표하고 SM·JYP·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후 NHN벅스로부터 음원서비스 업체 '그루버스'를 인수하고 지난 11일에는 모바일 미디어 기업 '메이크어스'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업계는 해외 업체인 유튜브도 하반기 중에 유료 음원 서비스인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을 국내에 내놓을 것으로 예상한다. 유튜브는 지난달 미국·호주·뉴질랜드·멕시코 등 4개 국가에 이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업계가 음원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며 공통으로 앞세우는 서비스는 AI 음악 추천 기술과 오프라인 플랫폼 연동이다. 유료가입자 시장점유율 58%를 차지하며 업계 1위를 달리는 카카오M의 멜론은 AI 음악 추천과 더불어 카카오톡·미니 등 카카오 플랫폼 연동으로 시장 방어에 나선다. 업계 2위 지니뮤직 역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자가 선호할 선곡 목록을 추천한다. AI 스피커 플랫폼으로는 KT 기가지니와 연동해 이용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와 SKT는 각각 회사의 AI 스피커인 프렌즈와 '누구'를 통해 음원 서비스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업계의 시장 진출 전략이 비슷해지며 특색있는 서비스가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AI 기술이 음원 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르며 관련 기술을 가진 업체들이 앞다퉈 진출해 업체만의 색깔이 사라졌다는 우려다. 음원업계 관계자는 "회사마다 기술력이 상당 수준으로 올라와 업체마다 내놓는 서비스가 비슷해졌다"며 "차별화된 새로운 서비스를 먼저 발굴해내는 것이 향후 시장 공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털업계 한 관계자는 "오랫동안 앱과 AI 스피커를 운영한 경험을 살려 어떻게 하면 음원 서비스 효용성을 살릴 수 있을지 고민"이라며 "음원서비스 업계 모두 플랫폼별 최적의 서비스를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네이버가 18일 음악 플랫폼 '바이브'를 출시하며 음원시장 진출에 나선다. 사진은 네이버가 지난 4월 공개한 AI 스피커 프렌즈미니. 네이버는 회사 AI 스피커 등에 바이브를 연동할 계획이다. 사진/네이버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