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KEB하나은행을 필두로 은행들이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대비해 현행 근무 시스템을 개편하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앞서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보다 명확히 파악하고 PC오프제 등 시간 외 근무 관리를 보다 강화하기 위해서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정시퇴근 문화 정착을 위한 근무환경 시스템을 구축하고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대응하기 위해 근무시간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시스템 구축은 외부기관에 맡기기로 했다. 이를 위해 KEB하나은행은 오는 22일까지 전문업체의 제안서를 받아 3개월 간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프로젝트 대상 범위는 ▲시스템 현황분석 ▲직원 PC 사용시간 통제 ▲시간 외 근무 관리 강화 ▲근무시간 관련 각종 데이터 산출 ▲인사정보시스템 연계 등이다.
KEB하나은행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현재 운영 중인 근무확인시스템의 운영 요건과 현황 등을 분석할 예정이다.
특히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시간 외 근무 관리 강화다. 현재 KEB하나은행은 오후 7시가 되면 직원들의 PC가 자동으로 꺼지는 PC오프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사무실도 일괄 소등하고 있다. 대신 시간 외 근무가 불가피한 직원들을 위해 별도의 업무집중층을 마련한 상태다.
또 KEB하나은행은 일·주·월별로 시간 외 근무시간 한도를 적용하는 한편 부서별 업무 특성을 고려해 시간 외 근무 신청 및 승인 정책을 적용하기로 했다.
직원들이 PC를 켜고 끈 시간을 비롯해 실제로 사용한 시간 등 근무시간과 관련한 각종 데이터 산출도 가능할 전망이다. KEB하나은행은 새 시스템을 통해 축적한 데이터를 경영평가지표(KPI)의 기초 통계 데이터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KEB하나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은행들도 주 52시간 도입에 앞서 근무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
기업은행(024110)의 경우 지난 1일부터 본점과 전국 영업점 직원들을 대상으로 점심시간 1시간 PC오프제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점심시간에 직원들이 PC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해 식사 및 휴식시간을 보장하는 것으로 고객 응대를 위해 직원마다 점심시간을 다르게 적용했다. 기업은행은 1개월간의 시범 운영을 통해 정식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현재 38개 영업점에서 2교대 근무제(9 TO 7), 애프터뱅크 등의 방식으로 운영 중인 유연근무제를 더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근로시간 단축 방안을 논의 중이며 농협은행도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앞서 내부 근로현황 조사를 마치고 금융권 노사의 협의 결과에 따라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앞서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정확히 산출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을 갖출 필요가 있다"며 "주 52시간 근무 도입과 관련해서는 금융권 노사 모두 공감하고 있는 만큼 근무 시스템 정비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KEB하나은행 본점의 업무집중층 운영 모습. 사진/KEB하나은행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