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세준 기자] 현대모비스가 자동차 램프의 '안개 현상'을 해결한 신소재를 개발해 양산에 들어갔다. 안개 현상이란 램프 내부의 플라스틱 구성품에서 발생한 가스가 흡착돼 시간이 지날수록 뿌옇게 변하는 것을 말한다.
현대모비스는 SK케미칼 자회사인 이니츠와 손잡고 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플라스틱 신소재를 개발, 현재 생산 중인 램프 제품에 일괄 적용했다고 24일 밝혔다. 또 국내외 공동 특허 출원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현대모비스에서 공급하고 있는 K9의 헤드램프. 사진/현대모비스
회사 측에 따르면 램프 안개 현상은 미관상 좋지 않을뿐만 아니라 배광 성능을 떨어뜨려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다. 고온에서 가스가 발생하는 플라스틱의 물리적 성질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 글로벌 선진업체들의 제품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기존 플라스틱 소재에 유리섬유를 추가해 강성을 확보했다. 아울러 고분자량 첨가제를 적용해 고온·습기·진동 등에 견디면서도 가스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램프 각 구성 부품의 소재도 새롭게 개발했다. 이를 통해 렌즈, 베젤, 리플렉터, 하우징 등 헤드램프 각 구성품의 두께를 얇게 만들었고 무게를 20% 이상 줄였다. 두께가 얇아지면 소재가 그만큼 덜 소요되기 때문에 원가가 절감되고, 플라스틱 소재가 그만큼 수분을 덜 머금어 습기에도 강해진다는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신소재 램프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 완성차 업체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숨겨진 패턴이 드러나는 표면처리 기술, 운전자 취향에 따라 헤드램프 색을 바꿀 수 있는 특수안료 기술 등 다양한 램프 관련 신소재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서산주행시험장에 세계 최장 길이의 터널시험로를 갖추고 상대 차량 운전자의 눈부심을 차단할 수 있는 지능형 헤드램프 기술(IFS, Intelligent Front-lighting System)이나 3D 효과를 낼 수 있는 리어램프 기술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세일 현대모비스 샤시의장연구소장(전무)은 "램프는 소재의 물리적인 특성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로현상에 대해서도 불량으로 인식될 정도로 기능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미적인 부분에 대한 기준이 높은 부품"이라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미래차에 적용되는 혁신적인 램프 소재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지난 2016년 극한 환경 속에서도 오랫동안 렌즈를 보호할 수 있는 하드코팅 기술을 확보하는 등 램프 소재 분야에서 성과를 이어나가고 있다.
황세준 기자 hsj121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