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현대' 임단협 올해도 난항

실적악화에 노사갈등까지…파업수순 돌입

입력 : 2018-06-24 오전 11:46:59
[뉴스토마토 황세준 기자]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이 올해도 임단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주력 계열사 일부는 이미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조 계열사 8곳과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임단협을 타결하지 못하고 올해까지 끌었던 상황이 반복될 우려가 커졌다.
 
24일 각 사와 노조 등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오는 26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노동쟁의 발생을 결의하고 쟁의대책위를 구성한다. 파업권 확보를 위해 이미 지난 2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도 냈다. 사측과의 올해 12차례 임금협상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한 데다, 광주 신공장 투자 반발까지 겹쳤다. 쟁의가 실제 이뤄지면 7년 연속 파업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임단협이 해를 올해 1월에서야 타결되는 진통을 겪은 바 있다. 
 
현대자동차 생산공장 모습. 사진/현대차
 
생산 차질로 인한 실적 악화 우려도 높아졌다. 지난해 노조는 24차례에 걸쳐 파업을 벌였고 이로 인해 약 7만7000대(1조6200억원 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현대차는 올해 5월 말까지 내수와 수출을 합쳐 67만6139를 출하했다. 이는 사드 보복에 휩싸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69만6140대)보다 2.87% 적다.
 
현대제철은 아직 교섭 테이블도 차리지 못했다. 비정규직 노조만 사측과 상견례를 가졌다. 내달 1일 시행 예정인 주52시간 근로제가 핫이슈로 부상하면서 전체적인 일정도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노조 관계자는 "임금협상은 주52시간 전환에 따른 충원, 공장 교대근무 방식 변경 등을 확정한 이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도 난항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2월 지난 2년치(2016·2017년) 임단협을 힘겹게 마무리한 지 4개월 만에 또 다시 갈등에 처했다. 노조는 사측과 주 2회 교섭을 진행하다, 지난 20일자로 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노사는 호봉 인상, 주 52시간 대책 등 주요 쟁점에 대해 여전히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임금과 관련해 노조 측은 월 기본급 14만6746원 등 약 30만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동결 및 경영정상화 때까지 기본급 20% 반납을 주장,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사측이 지난 22일자로 강환구 대표 입장문을 통해 해양야드(조선소 작업장) 가동을 일시 중단키로 발표하면서 노사 갈등은 더욱 격해지는 양상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오는 26일 제13차 교섭에 나선다.
 
황세준 기자 hsj12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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