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시 유니버설 디자인 관계자들과 장애인 당사자 및 전문가 등이 한 자리에 모여 교통약자를 위한 도시 구획을 모색했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장애의 유무와 상관 없이 모든 사람이 무리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도구·시설·설비를 설계하는 정책을 뜻한다.
서울시의회는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도시건축센터에서 '걷고 싶은 서울, 여행하고 싶은 서울을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 토론회'를 주최했다. 이 자리에서 서울시 보행 및 관광 정책 등의 관계자들은 기존 서울시 유니버설 디자인의 성과 및 미비점을 돌아보고 앞으로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서울시는 지난 2016년 2월부터 보행환경개선지구 시행, 서울형 가로설계 및 관리 매뉴얼 개발·적용, 도로다이어트, 중앙버스전용차로 설치, 교통약자를 위한 장애물 없는 보행환경 조성 등 35개 사업으로 이뤄진 '걷는 도시, 서울'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장애인 관광객 등을 염두에 두고 '모두를 위한 관광도시 서울' 정책 목표를 세워 실천에 옮기는 중이기도 하다.
이창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가로 정비 매뉴얼은 보행도시 조성을 위해 필요하지만, 서울시 각 부서가 따로따로 만드는 바람에 보행자와 운전자 모두에게 불편을 끼치는 것도 사실"이라며 "해외처럼 '완전 가로'를 목표로 통합적인 매뉴얼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이 제시한 가로설계·관리 매뉴얼 비전은 ▲보행자 안전·편의 중심의 공간 조성 ▲지역특성을 고려한 주민 맞춤형 공간 조성 ▲도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공간조성 등이다. 보도를 넓히고 장애물을 제거하는 등 보행자가 다니기 편한 공간을 조성할 뿐 아니라, 상가로 물건을 실어나르는 차량을 위해 도로 구석에 조업공간을 마련하는 등 종합적인 매뉴얼을 마련할 계획이다.
장애인 당사자들은 서울시가 이미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 정책을 홍보하고, 미비한 정책은 보완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휠체어를 탄 채로 마이크를 잡은 홍서윤 한국장애인관광협회 대표는 "미국 뉴욕처럼 서울 지하철 지도에도 엘리베이터 있는 역을 표시할 필요가 있다"며 "독일처럼 지하철 좌석을 접히게 만들어 유모차·자전거·휠체어 등을 활용할 공간을 남겨뒀으면 하는 소망도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유니버설 디자인에 있어 평지 이동뿐 아니라 수직 이동도 고민해달라"며 "높은 장소가 있으면 우회로나 지하 이동로 등을 구획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니버설 디자인 정책이 이동 중심에서 벗어나 편의시설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사회적기업 착한여행의 나효우 대표는 "도로는 많이 개선되는데 정작 이용할 수 있는 숙박 시설이나 화장실 등은 불편하다"며 "편의시설에도 약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관광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장애인 단체 등 관계자들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도시건축센터에서 열린 '유니버설 디자인 토론회'를 마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