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한중일 3국을 방문 중인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역량이 여전하며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다만 군사적인 대응이 아닌 외교적 해법 마련이 필요하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26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매티스 장관은 중국 방문을 위해 알래스카에서 경유하던 중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미사일) 능력이 오늘날 존재하며 이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수 일, 수 주 내에 진전을 볼 것이라는 기대를 외교관들과 함께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매티스 장관은 군사 수장으로서 북한의 위협에 대비할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비롯한 외교라인의 향후 협상을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더 이상 북핵 위협은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은 27일 서울 용산 육군회관에서 진행된 한미동맹포럼 기조연설에서 “취임 후 17개월 간 50번 이상의 도발에 마주했지만 최근 210일 동안은 (북한의) 도발 한 번 없었다”며 “취임 당시에는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해병대 연합훈련 등이 속속 유예되는데 대해서는 “(한미 양국이) 신뢰를 조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기여서 불필요한 도발적 면모를 보일 수 있는 연습이나 훈련을 중단하는 쪽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큰 훈련대신 다른 수준의 연습들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우리 군 당국이 북한의 비핵화 합의가 미진할 경우 훈련 재개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과 보조를 맞춘 것으로, 국내 일각의 안보구멍 우려를 감안한 발언으로 보인다.
관심은 한반도 평화분위기를 살려가기 위한 북미 간 후속접촉이 언제쯤 이뤄질지로 모아진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정상회담 결과를 이행하기 위해 폼페이오 장관과 이에 상응하는 북한 측 고위관리가 주도하는 후속 협상을 이른 시일 내에 개최하기로 했다. 한국전쟁 때 전사한 미군 유해를 송환하기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인 가운데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이 임박했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미군 유해 송환이 시작될 경우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 측이 처음으로 합의조치를 이행하는 것으로 향후 비핵화 협상에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매티스 장관은 28일 방한해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회담을 갖는다. 국방부는 “남북·북미 정상회담 합의사항 이행을 위한 한미 국방당국 간 협력사안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주요 동맹사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진행 중인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문제 등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이 27일 오전 서울 용산 육군회관에서 열린 '제2회 한미동맹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