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씽큐'도 부진…LG전자 한숨만

BTS 승부수, 되레 마케팅비용만 늘려…적자탈출 요원에도 "묘수 없어"

입력 : 2018-07-01 오후 2:56:53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LG전자가 출시 일정까지 늦추며 야심차게 내놓은 G7씽큐가 부진하다.
 
방탄소년단(BTS)을 모델로 기용하는 등 스타마케팅에도 나섰지만, 되레 마케팅비용이 증가해 손실폭만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G7씽큐 구매시 진행하던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 기한을 한 달 연장하는 등 흥행몰이에 안간힘이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국내와 북미를 제외하고 사실상 경쟁력을 잃은 LG전자 모바일사업의 현 주소라는 진단도 나온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7씽큐는 지난 5월18일 출시 이후 한 달 간 국내에서 10만대 정도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하루 평균 3000여대로 6월 들어 판매 수치는 더욱 줄어들고 있다. 통상 하루 판매량 1만대를 대박폰 기준으로 삼는 점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처참한 성적이다. 전작인 G6 대비 비슷하거나 못한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LG유플러스 강남직영점. 고객들이 LG전자 스마트폰 'G7 씽큐'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LG전자는 G7씽큐로 재기를 노렸다. 지난해 말 MC사업본부장을 조준호 사장에서 황정환 부사장으로 교체하는 결단까지 내렸다. 황 부사장은 지난 5월 G7씽큐 출시 간담회에서 스마트폰의 ABCD(오디오·배터리·카메라·디스플레이)를 강조하며 "본질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BTS를 모델로 기용하는 승부수도 던졌다.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BTS 데뷔 5주년 축하 및 자사 스마트폰 광고 영상도 상영했다. 유튜브·페이스북·인스타그램·트위터 등을 통한 BTS의 G7씽큐 광고는 50일 만에 1억5000만뷰를 돌파해 부활의 기대감도 한껏 높였다. 다만 팬 연령대가 주로 10대로, 구매력의 한계를 보이며 실질적은 판매량 확대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오히려 마케팅비가 증가해 적자폭이 확대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2분기 MC사업본부 매출은 2조3000억~2조6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신제품이 없었던 1분기 매출(2조1500억원)보다는 늘 전망이지만, 영업손실이 1400억원에서 1700억원으로 1분기(1300억원 손실)보다 적자 폭이 커질 것이란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2015년 2분기 이후 이어진 적자기조의 탈출도 요원해졌다. 일각에서는 "신제품이 없어야 적자를 줄일 수 있다"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LG전자는 이날 부진 타개책으로 G7씽큐 구매시 고객이 사용하던 스마트폰을 최고 수준의 가격으로 보상해주는 'LG 고객 안심보상 프로그램'을 이달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G7씽큐를 구입하면서 기존 스마트폰을 반납하면 업계 최고 가격으로 보상해주는 정책이다. 
 
마케팅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본질적인 활로를 마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분기 기준 LG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은 3.3%에 불과하다. 유일하게 10%를 넘는 시장이 한국(12.2%)과 북미(15.8%)다. 이마저도 삼성과 애플에 밀리고 있다. 국내와 북미 외에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기타'로 분류되는 수모까지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인 상황에서 경쟁력 상실이 더해졌다"면서 "부진을 타개할 묘수가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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