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 젠더 불평등 해소에 나서다

8개국 아시아 청년 혁신가 모여…"불평등 해소는 모두를 위한 것"

입력 : 2018-07-05 오전 2:00:0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아시아에서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는 청년들이 모여, 성불평등 해소를 위해 사회적 기업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후원으로 한겨레신문사가 주관한 '2018 아시아 청년 사회혁신가 국제포럼'이 4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렸다. 주제는 '아시아 사회적경제, 젠더에 눈뜨다'였으며 부제는 세상을 바꾸는 W(여성)의 이야기'였다. 진행 세션은 ▲W를 위한 연대 : 아시아 내 젠더관점 관련 투자 및 지원사례 ▲수혜자에서 변화의 주체로 아시아의 사회적 기업과 W ▲차별과 경계짓기를 넘어서 : 아시아 사회적경제 내 W의 도전, 자립, 그리고 성장이야기 순서였다.
 
태국·대만·일본·인도네시아·파키스탄·네팔·필리핀·한국 등 8개국의 청년 사회적기업 관계자 15명은 젠더 불평등의 해소 사례를 나눴다. 파키스탄의 사회적 기업 세핫 카히니의 마키야 자웨드 사무국장은 화상의료를 이용해 의료 시설이 없는 지역과 여성 의사를 연결하는 사업을 소개했다.
 
자웨드씨는 이날 강과 풀, 높은 산이 어우러진 사진을 슬라이드에 띄운 후 풍경이 아름다운지 여부를 청중에게 물었다. 사진에는 히잡을 쓴 여성이 걸어가는 뒷모습도 보였다. 자웨드씨는 "풍경은 아름답지만 저 여성은 만삭의 몸으로 먼 병원에 가는 중"이라며 "이미 유산한 적이 있고 저 사진을 찍을 때도 유산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세핫 카히니의 목표는 취약한 의료 서비스 현실과 전문직 여성의 노동시장 배제라는 사회문화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사회적 기업 종사자에게 업무 공간과 주거지 등을 지원하는 한국의 사회적 기업 루트임팩트는 올해 '임팩트커리어 W'라는 경력단절여성 지원 프로그램에 뛰어들었다. 임신·출산·육아 때문에 직장을 관둔 여성이 소셜벤처 조직에서 일하면서 재취업하도록 도와주는 사업이다. 송예리 매니저는 "단순히 여성 1명의 채용을 돕는 것 뿐 아니라, 이들을 채용한 조직 역시 회사 문화를 자체 점검하도록 하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여성뿐 아니라 구직 여려움을 겪는 성소수자를 위한 사회적 기업 관계자들도 행사에 참여했다. 일본 잡레인보우는 성소수자 문화에 긍정적인 기업과 성소수자 구직자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마리코 모리타 직원은 "여러분 앞에 있는 사람이 적이 아니라 친구라고 봐달라"며 "말을 할 때 타인이 어떤 기분이 들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패널들은 성소수자와 여성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이 곧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결론에 동의했다. 송 매니저는 "루트임팩트 직원은 아이를 병원으로 데려가야 할 때 윗사람에게 부탁하는 게 아니라 2시간 만큼의 '반반차' 휴가를 이용한다"며 "여성을 배려하는 게 아닌 당당한 제도로서 이제 대기업에도 도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4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2018 아시아 청년 사회혁신가 국제포럼'에서 아시아의 청년 사회적기업 대표들이 세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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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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