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롯데그룹 하반기 사장단회의(밸류크리에이션미팅·VCM)가 신동빈 회장의 부재 속에 이뤄진 가운데 황각규 부회장이 "경영 환경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방안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의 옥중 메시지를 그룹 수뇌부들과 공유한 것이라는 게 재계 분석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4일부터 올 하반기 경영전략을 논의하는 하반기 사장단 회의를 시작했다. 5일 유통부문, 6일 화학부문, 11일 호텔서비스, 12일 금융계열사 등 5개 사업부문별로 사장단 회의를 연다. 신 회장이 지난 2월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되면서 총수가 없는 가운데 처음 열리는 자리인만큼 황 부회장은 각 사에서 전략 수립 시 고려할 수 있도록, 평소 신 회장이 강조해 온 다섯가지 주요 이슈를 제시했다.
황 부회장은 먼저 "고객 재정의를 통해 제공해야 하는 가치와 전달 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황 부회장은 '디지털 환경 변화',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고객계층 변화', '글로벌 경쟁환경 변화'를 언급하고, 이 세가지 변화에 대해서 만큼은 무엇보다도 우선해 대응 전략을 빠르게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는 "사회적 가치에 부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기업문화의 변화가 이뤄져야한다"며 "고객가치 및 기업가치를 향상시키고, 지역사회와 파트너사, 임직원들과 함께 가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로는 "지속성장을 추진할 수 있는 미래역량확보를 위해 핵심 인재 선발 및 육성,후계자 양성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빠르게 변하는 기업환경과 광범위한 경영정보 속에서, 핵심인재 보유는 신속하고 타당한 정보분석을 통해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업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네 번째로는 "질적성장의 가치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특히 신규사업이나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에는 효과적인 투자, 사회적 가치까지 고려한 수익성 확보를 바탕으로 적정수익률 이상을 목표로 해달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수립된 전략에 대한 강한 실행을 당부했다. 그는 "아무리 훌륭한 전략이라도 실행하지 않으면 무의미한 캐치프레이즈에 불과하다"며 "지속적인 기업의 생존과 성과는 과감한 도전으로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장단 회의에는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과 이봉철 재무혁신실장(사장), 윤종민 HR혁신실장(사장), 오성엽 커뮤니케이션실장(부사장), 임병연 가치경영실장(사장) 등 롯데지주 수뇌부가 주재한다. 롯데 사장단 회의는 상반기와 하반기 한 차례씩 그룹 수뇌부와 전 계열사 사장단 등 70~80명이 한 자리에 모여 그룹의 현안과 경영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다.
올해 1월 31일에 개최된 첫 VCM에선 신동빈 회장이 직접 참석해 "2018년은 뉴비전 실행의 원년"이라며 "비전에 담긴 '질적 성장'의 가치를 충실히 이행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올해 하반기 사장단 회의에는 신 회장이 참석하지 못해 이번 회의부터는 각 계열사별 발표와 질의응답이 20~30분간 진행된다. 상반기 경영성과와 문제점, 향후 대응 계획 등에 대해 보고하고 그룹 수뇌부와 질의응답을 통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