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고의·반복적으로 여성을 채용에서 배제하는 사업주에게 징역형을 부과하고 은행 신규 채용 시 최종합격자 남녀 성비를 공시토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이하 일자리위)는 5일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채용 성차별 해소 방안’을 발표했다. 그간 여성 고용 대책들이 채용 결과 또는 채용 이후 단계에 집중됐다면, 이번 대책은 채용 과정의 공정성 확보 및 사전 예방 조치에 초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우선 채용 단계별 공정성 강화를 위해 공공기관 ‘채용 프로세스 관리 표준 매뉴얼’을 도입한다. 성별에 따른 불합리한 제한을 두지 않을 것을 기본 원칙으로 명시하고 채용과정상 성차별 및 특혜 채용 금지 관련 내용을 포함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채용단계 성비공개, 성별 분리모집 금지, 면접 시 성희롱·성차별적 질문 금지, 심사 위원 성비 균형, 채용 성차별 신고 창구 안내 등이 포함된다.
또 ‘은행업감독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해 은행들이 신규 채용 시 최종합격자 성비를 경영공시에 포함해 공시하도록 하고 정부는 ‘은행권 채용 모범규준’ 개선 및 확산 등을 지원한다. 이 외에 민간기업의 블라인드 채용 컨설팅 지원, 채용·구인사이트 성차별 모니터링 등을 통해 ‘모집-서류전형-면접’ 등에 이르는 채용 과정들을 꼼꼼히 개선해나갈 예정이다.
채용 성차별 의심기관 감독 및 제재 강화도 추진한다. 특히 응시자-합격자 성비 또는 최종 합격자 성비 격차가 타 기관에 비해 현격히 차이가 나는 기관 등에 대해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여부를 집중 감독한다. 익명신고 등 모집·채용 성차별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신고에서 조사, 피해자 구제에 이르는 원스톱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고의·반복적으로 여성을 채용에서 배제하는 사업주에 대한 처벌은 현행 500만원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하고, 이를 위한 법률 제·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성평등 채용 기반 강화 및 인식 개선을 위해 성평등 채용을 위한 공공기관의 노력을 경영평가에 반영하고, 여성 채용 우수기업에 대한 공공조달 인센티브를 개선할 방침이다.
이목희 일자리위 부위원장은 “일자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채용의 공정성 확보는 개별 기관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신뢰의 문제”라면서 “그간 특혜 채용, 성차별 채용 문제로 실망하고 마음 고생하셨을 청년 구직자들, 특히 여성 구직자들의 걱정을 덜어드릴 수 있기 바라며, 당장 올 하반기 채용부터 뭔가 달라지고 있다는 걸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수 있도록 적극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장지연 일자리위원회 여성TF 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일자리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채용 성차별 해소 방안’ 등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