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 난민 사태'로 난민 문제가 본격적인 사회 이슈로 떠올랐다. 단순히 지난해까지 430명에 불과했던 예멘인 난민신청자 수가 올해 들어 552명을 넘어서가 아니다. 난민은 누구인지, 왜 이렇게 급증했는지 등 근본적인 물음표를 던지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현재 그 물음표는 난민에 대한 긍정과 부정의 양극화 된 여론으로 표출되고 있다. 난민 수용을 찬성하는 측은 "난민협약 가입국으로서 의무와 인도주의 차원에서 이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대 측은 "국내에 오는 사람 중에 위험인물이 섞일 수 있고 문화가 이질적이다. 이들로 인해 우려되는 범죄로부터 우리를 지킬 권리가 있다"고 반박한다. 각자의 주장 모두 나름의 근거가 있다.
다소 과하더라도 의견 표명 자체를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 그만큼 지금까지 난민 문제에 대해 의견이 오갈 기회가 적었다는 뜻이고 문제 해결을 위해 앞으로 꼭 거쳐야 할 과정이기도 하다. 그간 경제성장과 함께 난민 수는 급격히 늘었으나 심사 기준 및 법체계는 제자리걸음이었고 사회적 합의 과정도 부족했다. 난민 문제에 대한 '진통'이 시작된 만큼 앞으로 건전한 공론화를 거쳐 그 차이를 좁혀 나가야 한다.
올바른 근거로 난민 문제를 바라본다면 상관없으나 문제는 난민 자체에 대한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이슬람 난민은 여성을 혐오하기에 성범죄가 늘어난다', '테러를 위해 입국했다'는 등의 '가짜뉴스'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성급한 일반화로 난민 전체에 '가짜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우리 사회 전체 갈등만 조장할 뿐이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는 "난민에 대해 온정주의적이거나 과도한 혐오감을 보이는 것 모두 바람직하지 않으니 자제해야 한다"며 "인터넷 등에서 일부 사실이 아니거나 과장된 내용이 유포되는 사례가 발견되니 현혹되지 않도록 협조 부탁한다"고 밝혔다. 스스로 협조를 강조하기 이전에 정부 차원에서 '가짜 뉴스'에 대한 강력한 대응책이 우선 필요하다.
난민 문제를 연구하는 한 사회학과 교수는 "난민에 대해 걱정하는 시각은 당연하다"면서도 "성급한 일반화로 난민 전체를 매도해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난민협약 가입국으로서 거부할 수 없는 난민 심사를 정당한 기준에 따라 진행하고 개인별로 합당한 판단을 내리면 되는 일이다. 난민 문제 해결 방안을 찾기에 앞서 사실에 맞는 의견 개진과 그 것을 가능하게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먼저다.
김광연 사회부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