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학생, 난민지위 재신청…조희연 “포용력 발휘해 달라”

학교 친구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난민 인정 요청

입력 : 2018-07-19 오후 4:18:59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서울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이란 학생이 강제 추방당할 위기에 놓인 가운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해당 학교를 방문했다. 
 
조 교육감은 19일 오전 이란 국적의 A학생을 만나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A학생은 서울 출입국·외국인청에 난민지위 재신청을 했다. 
 
조 교육감은 “이란 국적의 서울 학생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대한민국 서울에서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법의 판단이 내려지기를 기대한다”며 “우리나라의 법이 국적의 경계에 갇히지 말고 모든 사람의 인권을 존중하는 포용력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A학생은 7살 때 아버지와 함께 한국으로 건너와 서울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기독교로 개종했다. 이란은 무슬림 율법인 ‘샤리아법’이 지배하는 사회로 개종은 반역죄로 인정돼 최고 사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A학생은 지난해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난민 신청을 했다. 하지만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A학생은 소송을 냈고, 1심에서 승소했지만 2심에서 판결이 뒤집힌 뒤 3심 대법원에서는 심리조차 열리지 못하고 심리불속행으로 기각됐다. 
 
A학생이 강제 추방당할 위기에 놓이자 같은 학교 친구들은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A학생을 난민으로 인정해 달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날 기준 3만명 이상이 청원에 동참했고, 학교 소속 교사 역시 A학생의 소송비 마련에 동참했다. 
 
현재로써 A학생의 난민 지위 재신청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다만 이날 조교육감은 이번 일이 단순한 난민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며 교육청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앞서 교육청은 지난 2015년 무국적 탈북 학생을 위해 법적 근거 부여 방안을 검토한 전례가 있다. 다행히 당시 법무부장관이 국적 취득을 승인해 해당 학생이 계속해서 학교를 다닐 수 있었다. 
 
현재 시교육청은 주요 교육 정책 중 하나로 ‘세계시민교육’을 모든 초·중·고에서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사람과 문화를 이해하고, 인류 공동의 번영을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가리키는데 목적이 있다. 
 
조 교육감은 “우리 땅에서 벌어지는 이 일에 이 땅의 어른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것보다 의미가 큰 일도 아마 없을 것”이라고 격려 방문 이유를 설명했다. 
 
조 교육감은 법무부 장관 면담을 신청해 A학생의 지원방안을 요청할 계획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9일 난민지위 재신청을 한 이란 학생이 다니고 있는 서울의 한 중학교를 방문해 같은 학교 학생, 교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서울시교육청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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