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청와대가 이르면 이번주 자영업자·소상공인비서관, 혁신비서관을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한다. 교육문화비서관은 교육과 문화비서관으로 분리하고, 정무기획비서관은 폐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청와대 측은 22일 조직개편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토대로 효율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청와대 안팎에서는 개편안이 이미 상당부분 확정됐고, 막판 미세조정에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현행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3실장과 8수석(정무, 민정, 시민사회, 국민소통, 인사, 일자리, 경제, 사회) 체제의 큰 틀은 유지하되 산하에 비서관급을 신설하거나 업무분장을 새로해 업무 효율성과 추진력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우선 일자리수석실 산하에는 자영업자·소상공인 전담 비서관 신설이 검토되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에 힘을 싣고, 최근 최저임금 인상 논란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경제수석실 산하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부쩍 강조하고 있는 혁신성장과 규제철폐를 담당할 혁신비서관이 설치될 가능성이 높다. 혁신성장과 규체철폐 업무가 각 정부부처별로 분산돼 있을 뿐 아니라 부처별·업종별 이해관계 충돌 조정이 쉽지 않은 만큼 청와대가 직접 중심을 잡고 끌고 나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임종석 비서실장 직속 업무조정비서관을 두는 방안도 유력하다. 국무총리실의 국무조정실장격으로 각 수석실에 업무를 효율적으로 배당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책홍보 기능강화를 위한 국정홍보기획비서관, 각종 남북교류 사업을 지원할 남북교류비서관 신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회수석실의 교육문화비서관을 교육비서관과 문화비서관으로 분리하는 방안은 거의 확정됐다. 두 분야의 방대한 업무영역과 중요성 등을 감안해 당초 수석급 격상 방안도 논의됐지만, 일단 분리해 업무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조정됐다는 후문이다. 국회도 최근 본회의를 열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교육위와 문화체육관광위로 분리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업무가 겹치는 정무수석실 산하 자치분권비서관과 사회수석실 산하 균형발전비서관은 통합될 것으로 보인다. 황태규 전 비서관의 6·13 지방선거 출마로 공석인 균형발전비서관실이 자치분권비서관실로 흡수되는 그림이 일단 유력하다. 진성준 전 비서관이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자리를 옮겨 현재 공석인 정무기획비서관은 아예 없애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내부 인사 기용 혹은 외부 인사 영입설 등 의견이 분분하다.
청와대가 내부 조직개편에 우선 집중하면서 이달 중 전망되던 개각은 다음 달로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7박8일 일정으로 아프리카·중동 순방을 떠난 이낙연 국무총리가 귀국하는 26일 이후가 유력했지만 7월말 또는 8월초로 예상되는 문 대통령의 여름휴가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는다. 8월 임시국회 일정과 일부 장관후보자들의 인사검증 지연 등이 배경이다.
개각을 단행할 경우 김영록 전남도지사의 6·13 지방선거 출마 이후 4개월째 공석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자리를 메우는 게 급선무다. 또 김영주 노동부장관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추진력은 있지만 큰 그림은 못 그린다”며 교체 목소리가 나온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교수 출신의 에너지 전문가지만, 산업과 통상에는 능숙하지 못해 지금의 비상상황에는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송영무 국방부장관은 국방개혁을 이유로 개각대상이 아니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최근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계엄령 검토 문건 늑장보고 논란과 마린온 헬기 추락사고 ‘말실수’ 등이 겹쳐 교체설이 흘러나온다. 여기에 법무·환경·교육·여성가족부 등 현안 대응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했거나 조직 장악력 부분에 의문부호가 붙은 부처들 역시 개각대상으로 거론된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들이 19일 여민관에서 열린 제3차 판문점선언 이행추진위원회 회의에서 논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