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호텔업계가 자체브랜드(PB) 기획을 확대하고 있다. 마트, 편의점 등 유통업체들은 정체기를 돌파하기 위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PB 사업을 앞다퉈 강화해 왔다. 호텔들은 집이나 사무실 등의 생활공간을 호텔로 만들고 싶은 고객을 타깃으로 관련 사업에 나서고 있다. 호텔 PB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신규고객을 창출하는 효과로 이어지면서, PB로 출시되는 상품군이 확대되는 추세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글래드호텔 PB 어메니티, 포시즌스호텔 PB 향초, 레스케이프호텔 PB 향수·캔들·룸 스프레이, 더 플라자호텔 PB 차량용 디퓨저. 사진/각사
25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대림의 호텔 브랜드 글래드는 지난 23일부터 자체 제작한 에머니티(생활비품)인 '그래드 by 뷰디아니'를 별도로 판매하고 있다. 코스메틱 브랜드 '뷰디아니'와 함께 기획한 것으로 샴푸, 컨디셔너, 바디워시, 바디로션, 클렌징 패드로 구성했다. 글래드는 2014년 호텔 오픈 때부터 고객 문의가 많은 상품을 위주로 PB 판매를 해 오다 올해 4월 이불, 베드 시트, 베개 같은 침구류 외에 배스로브(목욕가운), 타월, 거울, 티슈 케이스를 판매하는 '셀렉샵'을 오픈했다. 글래드 호텔 관계자는 "호텔 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PB 상품이 브랜드 이미지를 알리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며 "에머니티 자체 제작은 드문 경우라 출시 초기 부터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더 플라자는 리빙 PB 상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더 플라자는 2016년부터 자체 상품을 판매하는 'P 컬렉션'을 마련했다. 시즌 1을 통해 시그니처 향기인 유칼리투스향을 베이스로 한 디퓨저를 출시했고, 시즌 2를 통해 목욕용 가운을 출시했다. 지난해 시즌 3를 통해서는 일식당 무라사키에서 사용하는 젓가락을, 시즌4를 통해서는 차량용 디퓨저를 선보였다. 더 플라자는 올해 시즌5로 호텔 객실에 비치된 베개와 이불 등의 침구류를 판매할 예정이다.
포시즌스호텔도 호텔의 향기를 담은 향초를 제작해 판매 중이다. 한국의 전통한옥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향으로 특히 해외에서 온 관광객들을 타깃으로 제작했다.
지난 19일 문을 연 신세계의 첫 독자브랜드 호텔 레스케이프도 그랜드 오픈과 동시에 PB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알리에노르 마스네(Alienor Massenet) 조향사가 만든 자체향을 담아 향수, 캔들, 룸 스프레이 상품을 제작했다. 레스케이프의 PB 상품들은 7층 리테일샵 '시크릿 바'에서 한꺼번에 둘러볼 수 있다. 또 모든 객실에 비치된 미니바에서 즉시 구매도 가능하다.
이 밖에 특급호텔들은 호텔 내 식음료(F&B) 업장을 통해 주류, 김치 등 식품 PB를 선보이기도 한다. 신라호텔의 경우 2016부터 라운지 바 '더 라이브러리'에서 신라만의 레시피를 담은 맥주 '골든 에일 S'를 출시해 판매하는 식이다.
더 플라자 관계자는 "리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호텔에서 직접 이용하는 것을 넘어서 호텔의 가치를 집에서도 느끼고 싶어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며 "호텔에는 다양한 전문가 집단이 있는 만큼 한 단계 고급스러운 상품을 기획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포시즌스호텔 관계자는 "우리 호텔의 고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만들어 주고, 그 경험을 집으로 이어가도록 하는 마음에서 호텔 향초를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