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올해 2분기 국내 경제성장률이 전분기보다 0.7% 성장하는데 그쳤다. 한국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수출과 소비가 주춤해진 가운데, 건설 및 설비투자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전체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지난 1분기에는 그나마 기저효과 덕분에 1.0% 성장을 기록했지만, 2분기 0%대로 추락하면서 하반기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료/한국은행)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2분기 GDP는 전분기보다 0.7% 성장하는 데 그쳤다. 분기 기준 지난해 4분기(-0.2%) 이후 2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주면 2.9% 성장했다.
2분기 성장률이 0%대로 추락한 것은 투자 감소의 영향이 컸다. 성장 견인 역할을 하던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줄면서 전분기보다 6.6%나 급감했다. 지난 2016년 1분기(-7.1%)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여기에 주택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줄면서 건설투자도 1.3% 감소했다. 건설투자는 지난 1분기 기저효과 영향으로 1.8% 늘면서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한분기 만에 다시 감소했다.
수출도 반도체, 석탄 및 석유제품을 중심으로 전분기보다 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 1분기 4.4% 증가하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규모다. 수입은 설비투자 감소로 기계류, 운송장비 수입이 줄면서 2.6% 감소했다.
민간소비 역시 화장품 등 비내구재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3% 증가하는데 머물렀다. 정부소비는 물건비 지출 등이 증가해 0.3% 늘었다. 지난 1분기 각각 0.7%, 2.2% 증가한 것과 견주면 소비 역시 주춤해 경기회복 불씨를 살리지 못했다.
하반기 경제 전망도 밝지 않다. 미·중 무역분쟁과 함께 국내 고용 부진, 최저임금 인상, 소비심리 위축 등 대내외 위험 요인으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와 한은도 이같은 이유로 올해 경제성장률을 각각 2.9%로 하향 조정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상반기 우리 경제는 잠재성장률(2.8~2.9%) 수준의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한 것으로 평가된다"면서도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 2.9%를 달성하려면 산술적으로 3, 4분기 각각 0.82~0.94% 성장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경기가 잠재성장률 범위 내에서 성장하고 있다고 보고 회복 기미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평가하면서 "여러가지 정책적 노력을 통해 2.9% 달성 뿐만 아니라 당초 전망한 3% 성장 경로를 가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