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기 트럭' 곧 나온다…핵심 인력 보강

경쟁사 벤치마킹도, 친환경차 시장 선점 잰걸음

입력 : 2018-07-31 오후 1:12:21
[뉴스토마토 황세준 기자] 현대자동차가 상용 전기차 핵심 부품 개발과 경쟁사 벤치마킹을 담당할 인력 보강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현대차가 전기 트럭을 본격 선보이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31일 현대차에 따르면, 회사는 상용 전기차용 전력변환장치와 구동용 인버터(MCU), 고전압 컨버터(HDC/LDC)를 개발할 경력 인재를 채용한다. 주요 업무는 경쟁사 개발 동향 수집·분석, 개발 전략 및 적용 방안 수립, 경쟁사 특허 회피 방안 도출, 시스템 시험 결과 및 분석 등이다.
 
업계는 현대차가 전기 트럭 출시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분석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전기 트럭은 승용차나 SUV와는 다른 별도의 상용차 전문가가 많이 필요하다"며 "특히 고전압 컨버터는 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으로 현대차가 이 분야 채용을 한다는 것은 본격 양산에 나서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포터'와 '마이티'를 기반으로 한 전기 트럭을 개발 중이며, 지난해 사보를 통해 "전기차 개발을 버스 외 다른 차종에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다임러 트럭에서 미래 기술과 콘셉트카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마이크 지글러 박사를 상용R&D전략실장(이사)로 영입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모든 차종 파워트레인에 대해 연구·개발 중이나 전기 트럭 출시 일정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현대차 포터. 사진/뉴시스
 
경쟁사인 르노삼성이 1t 전기트럭을 개발 중이어서 현대차로서는 시장 선점을 위해 양산을 서둘러야 하는 입장이다. 르노삼성은 정부 국책 과제로 대구시, 한양대학교 등과 함께 전기 트럭을 개발하고 있다. 자사 소형 트럭인 '마스터 픽업'을 기반으로 1회 충전 주행거리 250km를 갖춘 전기 트럭을 내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전기 트럭은 오염물질 배출 저감에 기여할 수 있어 정부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 환경부는 올해 1월 구매 지원금(국고 보조금) 지급 대상 화물 전기차종에 1t 차량을 추가하고 1대당 2000만원을 신규 배정했다. 한국교통연구원 최신 실태조사에 의하면 2015년말 현재 화물차의 약 95%는 경유(디젤)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또 경유 차량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배출량은 전국 도로 총 배출량의 62%를 차지한다.
 
전기차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각별히 신경 쓰고 있는 미래차이기도 하다. 전기 트럭을 출시하면 현대차는 모든 차종에 대해 전기차를 보유하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총 38종의 친환경차 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다. 특히 전기차는 매년 1개 모델 이상 출시해 2025년 14개 라인업을 보유한다는 전략이다. 전기 버스의 경우 이미 양산 모델이 도로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말 부산 시내버스 회사인 ‘동남여객’과 ‘대진여객’에 전기 버스 ‘일렉시티’를 각 10대씩 총 20대 공급했다. 일렉시티는 버스 기사가 휴식하는 30분 동안 충전으로 170km 주행 가능하다. 현대차는 올해 울산시에도 이 치량을 투입한다.
 
이런 가운데 해외 완성차들도 잇따라 전기 트럭을 선보이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10월 1회 출전으로 800km 이상 주행 가능한 전기 트럭 '테슬라 세미'를 공개하면서 2019년 양산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다임러 산하 미쓰비시후소트럭버스이 전기 트럭 ‘e캔터’를 편의점 및 택배 업체에 공급했고 2019년부터 양산 체제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4월에는 볼보트럭이 ‘볼보 FL 일렉트릭’을 공개하고 내년부터 유럽에서 본격 판매한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의 운송 회사들도 전기 트럭을 도입하는 추세다. 독일 소포 배송시장의 절반을 점유하고 있는 도이체포스트는 배송차를 향후 4∼5년 내 전기 트럭으로 전면 교체할 계획이다. 미국의 대형 물류업체인 UPS 역시 2022년까지 뉴욕 시내 택배 차량 전부(1500대)를 전기 트럭으로 전환한다고 지난해 11월 발표했다.
 
황세준 기자 hsj12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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