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LG전자가 틈새 영역으로 사업 외연 확대에 나선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의 강력한 혁신 드라이브의 일환이다. 조 부회장은 꾸준히 변화를 읽어 고객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며 신시장 개척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 결과 스타일러로 의류관리기 시장을 열었고, 건조기는 필수가전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 출시한 피부관리기 역시 홈뷰티 시장 확대에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LG전자는 하반기 가정용 수제맥주 제조기를 내세워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향후 체성분 분석기 시장으로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조 부회장은 단독 대표 이사로 부임한 2017년 신년사를 통해 "혁신을 통해 변화하고 위기를 극복해야 100년을 넘어 영속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차별화된 제품의 판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도 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는 고객 가치를 반영한 혁신 창출을 주문했다. 조 부회장은 "영속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변화를 제대로 읽고 사업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 LG전자만의 고객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 성장의 기본 요건으로 '혁신'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이를 위해 소비자 생활 가치를 분석하고 이에 맞는 제품 출시에 속도를 내왔다. 특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에 주력해 신시장을 개척하는 데도 힘을 쏟았다. 틈새영역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한 셈이다.
대표적인 것이 2011년 선보인 의류관리기 스타일러다. 당시 시장 자체가 형성되지 않았지만 맞벌이 부부 증가, 미세먼지 이슈 등으로 시장 규모가 증가하며 7년 만에 시장이 활성화됐다. LG전자에 따르면 스타일러 출시 6년여 만에 누적판매량 10만대를 넘겼고, 지난 1년여 간 15만대 가량 더 판매해 누적판매량이 곧 25만대를 넘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건조기 역시 북미와 유럽에서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이지만, 국내에서는 빨래는 햇볕에 말려야 한다는 관념이 강해 시장이 전무했다. 이런 가운데 조 부회장은 "세탁기와 건조기는 따로 떼어놓을 수 없다"며 끈질기게 밀어붙였다. 고온 다습한 아열대성 기후, 황사·미세먼지, 발코니 확장 등 기후·라이프스타일 변화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연간 기준 세탁기 판매량 수준의 시장 규모가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피부관리기기 프라엘도 내놨다. 프라엘의 올 상반기 월평균 판매량은 작년 월평균 판매량보다 5배 가량 늘어났다. 전문가 도움 없이 가정에서 쉽고 간편하게 피부를 관리하고 싶어하는 소비자 니즈가 증가한 데다, 대기업인 LG전자 프라엘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판이 커지고 있는 영향이다.
LG전자는 하반기 또한번 도약에 나선다. 조 부회장은 도전과 열정이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낸다며 임직원들을 꾸준히 독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아직 공식적으로 출시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가정용 수제맥주 제조기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 4월 특허청에 홈브류·홈브루(Homebrew)라는 이름으로 상표 등록을 마쳤다. 4년 전부터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관련 제품을 개발한데다 상표등록까지 마쳐 하반기 출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지난달에는 체성분 분석기 디자인 특허 등록도 냈다. LG전자는 특허 출원한 디자인에 대해 "아웃도어 스포츠 또는 레저 활동을 할 때 배낭이나 로프에 고리부분을 견착해 신체 변화를 체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제품과 달리 직접 몸에 달고 측정할 수 있는 휴대용 제품으로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레드오션으로 지목되는 가전 시장에서 영업이익률을 높이는 것은 새로운 시장 창출을 통해 수익원을 창출하기 때문"이라며 "조성진 부회장 특유의 실험정신과 시장 창출을 위해 꾸준히 제품을 내놓은 뚝심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