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D 1위 삼성, 라인업 확대로 격차 벌린다

1개셀에 4비트 데이터 저장 QLC SSD 상용화 선도
앞선 낸드플래시 기술…1위 수성 지속

입력 : 2018-08-07 오후 3:02:42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4비트(QLC) V낸드플래시 기반 제품 양산에 나서며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라인업을 확대한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 3비트(TLC)가 주축이었던 SSD가 본격적으로 QLC 시대를 맞게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앞선 제품으로 시장을 선도해 추격자들을 따돌리겠다는 복안이다.
 
삼성전자는 7일 1Tb QLC V낸드플래시 기반으로 소비자용 4TB SATA SSD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QLC는 1개의 셀에 2진수 4자리 데이터를 담는 기술 방식이다. 셀 하나에 저장하는 데이터가 TLC에서 QLC로 늘어날 경우 같은 칩 크기에서 저장 용량을 무려 33%나 늘릴 수 있다. 하나의 셀이 구분해야 하는 데이터의 경우의 수가 8개에서 16개로 늘어나면서 세밀하게 제어해야 하기 때문에 성능과 속도를 유지하는 데 높은 난도의 기술이 필요한데, 업계에서 최초로 이를 이뤄낸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4세대 1Tb 4비트 V낸드 칩 32개를 이용해 4TB SSD를 만들었다. 기존 고성능 TLC SSD용 컨트롤러와 터보라이트 기술을 활용해 초당 540메가바이트(MB)의 읽기 속도와 초당 520MB의 쓰기 속도도 구현했다. 운영에 소요되는 메모리를 포함하더라도 5GB 용량의 풀HD 영화 약 750편을 한 번에 저장할 수 있고, 소형화를 가능하게 하는 QLC 제품이지만 기존의 고성능 TLC와 비슷한 수준의 속도(영화 1편당 10초대)를 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소비자용 2.5형(인치) QLC SSD 라인업으로 1·2·4TB 등 세가지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기업용 M.2 NVMe SSD도 잇따라 출시하는 한편 추후 성능과 특성을 향상시킨 5세대 QLC V낸드플래시 양산을 통해 SSD 라인업을 지속 확대함으로써 고객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한재수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팀 부사장은 "소비자용 QLC SSD는 테라바이트 SSD 대중화를 선도하게 될 것"이라며 "향후 소비자 시장에 이어 기업 시장까지 적용분야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계 SSD 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 1위는 삼성전자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97억400억달러로 점유율 38.3%를 기록했다. 전세계에서 판매되는 SSD 10개 중 4개가 삼성전자 제품인 셈이다. 매출은 2015년 41조1600억달러에서 2016년 57조2500억달러로 매해 늘어났다. 2위인 인텔은 지난해 31조5700억달러로 12.5% 점유율에 불과했다. 2015년과 2016년 매출 역시 17조9000억달러, 19조5800억달러 수준이었다. 올 1분기 기준으로도 삼성전자는 점유율 38.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인텔 13.4%, 도시바 10.6%, 마이크론테크놀로지 8.8% 순이었다.
 
삼성전자가 QLC 기반 SSD를 먼저 내놓으면서 시장을 당분간 독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반도체 주요 업체들은 QLC SSD 기반이 되는 낸드플래시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출시된 제품은 없다. 인텔과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2세대 낸드플래시 기술을 바탕으로 3분기 중 SSD를 선보일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는 클라우딩 컴퓨팅이나 빅데이터 등을 처리하는 서버 시장 주력 제품이다. 웨스턴디지털(WD)도 도시바와 2세대 3D 낸드플래시 개발을 마치고 지난달부터 샘플 출하에 나섰다. 이 기술을 적용한 SSD는 하반기 이후 소비자용 제품으로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QLC SSD는 TLC SSD 대비 제조 단가를 낮추면서 용량은 높일 수 있다. 가성비가 높은 제품이다. 경쟁사들이 QLC SSD 확보에 주력하는 사이 삼성전자는 TLC SSD 가격 경쟁력을 챙기는 동시에 QLC SSD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QLC가 앞으로 나올 SSD 시장에서 중심이 될 것"이라며 "승자독식 경향이 강한 시장 특성상 기술 경쟁력에 앞서 있는 삼성전자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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