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최저임금 및 정비요금 인상과 자동차 사고율 증가로 자동차 보험료 인상 요인이 발생했지만 민생 안정을 강조하고 있는 당국 압박에 인상폭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료 인상을 선도해온 업계 1위 삼성화재부터 자동차보험료 상승폭을 낮게 검토할 것이라는 게 손보업계의 시각이다.
8일 손보업계 관계자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직접적으로 자동차보험료 인상 폭에 대해 언급한 만큼 업계의 예상대로 3∼4%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며 "업계에서 언급되고 있는 3∼4%는 현실적으로 필요한 인상폭이 맞지만 절충된 수준에서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삼성화재를 비롯한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놓고 고민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지난 6월 국토부가 자동차 정비요금을 20% 인상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교통사고 증가로 인한 손해율 상승도 영향을 끼쳤는데 지난달 기준 삼성·현대·DB·KB·한화·메리츠 등 6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사고 접수 건수는 6월보다 8% 증가했다.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됨에 따라 차량 이용량이 늘어나 사고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이에 최종구 위원장은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에 따라 최근 간부회의에서 자동차보험료 인상폭이 과도하지 않도록 손보사들과 협의하겠다며 제동을 건 상황이다.
사실 손보 업계는 국토부의 발표와 폭염이 발생하기 전, 최저임금 상승 만으로도 보험료를 올려야 한다고 예상했었다.
자동차보험에서 대인배상 보험금 일부가 피해당한 사람의 소득기준으로 상정되는 만큼 최저임금이 오르면 보험료 또한 올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이어지는 친 소비자 성향의 금융당국 기조와 보험사 압박 등에 전전긍긍하며 섣불리 나서지 못했으나, 국토부의 발표로 보험료를 올릴 수 있는 명분이 생긴 셈이다.
손보업계에서는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보험료 인상을 시작으로 다른 보험사들의 보험료 인상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삼성화재가 보험료를 올리면 다른 대형사들 및 중·소형손보사들이 보험료를 따라 올려왔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도 삼성화재가 2016년 말부터 약 8개월마다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했고, 이에 시장점유율에 위기를 느낀 현대, DB, KB, 메리츠, 한화, 롯데 등 다른 손보사들도 보험료 인한 경쟁에 뛰어든 바 있었다.
삼성화재의 보험료 인상 시기는 정확하게 정해지진 않았지만 올해 안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삼성화재의 인상률이 이후 다른 보험사의 인상률 결정에 영향을 끼칠지는 미지수라는 게 손보업계의 예상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마다 사고율도 다르고 경영상황도 다른데, 업계 1위라고 해서 삼성화재의 인상률을 무조건 쫓아가기는 힘들 것"이라며 "다만 이번 인상시기를 놓치면 언제 또 인상할 수 있는 사건이 생길지 알 수 없어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삼성화재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