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즉시연금 미지급금 채무부존재 소송 제기

"지급 판결시 소멸시효 상관없이 전액 지급할 것"

입력 : 2018-08-13 오후 2:48:13
[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삼성생명이 즉시연금 미지급금에 대해 채무부존재 소송을 걸고 나섰다. 즉시연금 미지급금이 업계 전반의 문제로 번지며 부각되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진화를 위해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1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즉시연금 상속만기형‘ 상품에 대해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한 민원인 1명을 대상으로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했다"라며 "이번 소송은 이사회에서 법원의 판단에 따라 즉시연금 상속만기형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정한 후, 해당 민원에 대한 권리·의무관계를 빨리 확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객의 불이익을 없애기 위해 법원에서 추가지급 의무가 있다는 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금감원이 지급을 권고한 17년 11월 이후에 소멸시효가 완성되는 부분은 소멸시효와 상관없이 전액 지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무부존재 소송이란, 돈을 갚아야 할 의무가 없다는 것을 법원으로부터 확인받는 것이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고 즉시연금 미지급금 4300억원을 지급하라는 금감원 권고에 대해, 최소보장연금액을 기준으로 한 미지급금 약370억원만 이달 중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아울러 사업비 등이 포함된 금감원의 권고에 대해서는 법적 근거가 없는 만큼 법원의 판단을 받기로 했다.
 
삼성생명이 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방법은 삼성생명이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과 해당 민원인이 소송을 거는 두 가지 방법이 있었다.
 
당초 삼성생명은 민원이 소송을 제기하는 형태로 법원 판단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었지만, 최근 한화생명도 금감원의 즉시연금 미지급금 지급 권고를 불수용하며 즉시연금 미지급금이 사회적이슈로 떠오르자 이에 부담을 느껴 먼저 소송을 진행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연일 언론에서 즉시연금이 다뤄지며 회사이름이 오르내려 이미지를 비롯해 여러 차원에서 부담이 됐을 것"이라며 "소송전으로 진행하면 사회의 관심이 법원의 판결로 쏠릴 것으로 예상한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금감원과 삼성생명 양측은 사안이 중대한 만큼 이번 소송의 결정이 대법원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판결이 나기까지는 2∼3년 정도 걸리지 않을까 예상된다"라며 "이번 소송을 통해 법원에서 추가지급 의무가 있다는 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금감원이 지급을 권고한 17년 11월 이후에 소멸시효가 완성되는 부분은 소멸시효와 상관없이 전액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생명과 비슷한 처지로 법원의 판단을 구할 것이라고 밝힌 한화생명은 현재까지 어떤 방식을 취할지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삼성측에서 먼저 대응한 만큼 일단 지켜볼 것"이라며 "능동적인 형태의 채무부존재 소송으로 갈지, 피동적인 민원인 소송으로 갈지 정해진 부분은 없다"라고 말했다.
 
사진/삼성생명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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