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소형가전 시장이 빠르게 덩치를 키우고 있다. '소확행(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 1인가구 급증 등 사회문화 변화가 소형가전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국내 가전 소비재 시장은 지난해(2017년) 같은 기간 대비 6.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형가전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52.4% 성장하며 가전 시장 성장을 주도했다. 소형가전 시장규모는 1조4660억원가량으로 추산됐다. 소형가전 시장은 필수가전으로 분류되는 세탁기·에어컨·TV 등 전통적인 대형가전이 아닌 전기레인지, 토스터기, 커피머신, 소형 냉장고, 헤어 드라이어 등으로 폭 넓게 만들어져 있다.
가격비교 사이트 '에누리 가격비교'에 따르면 무선 전기포트의 올해 1~7월 판매량은 작년 동기보다 12% 증가했으며, 특히 에어프라이어의 경우 같은 기간 157% 성장했다.
국내 소형가전 시장을 보면 테팔·필립스 등 외국 브랜드와 해피콜·휴롬·리큅·유닉스전자 등 국내 중소기업과 대유위니아·대우전자 등 중견기업이 경쟁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400억원 규모의 전기주전자 시장과 300억원 규모의 토스터기 시장에서는 테팔·필립스·드롱기 등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이탈리아 브랜드 스메그는 소형가전 시리즈로 '50년대 레트로 스타일' 콘셉트의 반죽기, 블렌더, 전기포트, 토스터, 착즙기, 커피머신, 토스터기를 국내에 선보이고 있다. 전기주전자, 토스터기, 다리미 등을 주요 제품으로 하는 영국 소형가전 브랜드 모피리처드는 최근 국내시장에 진출했다. 블렌더 시장에서는 국내 중소 주방가전 업체들이 선전하고 있다. 대유위니아와 대우전자 등 중견 가전업체들은 소형세탁기·소형냉장고 등으로 대기업이 없는 틈새 가전시장을 공략 중이다.
소형가전이 인기를 끄는 것은 사회문화 변화와 관련돼 있다. 이른바 '소확행'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게 첫 번째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은 단지 소비를 위한 제품이 아닌 홈스타일링, 힐링을 위한 소품으로 개념이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1인가구가 최다 가구로 부상한 점도 소형가전 시장이 성장하는 배경이다. 5년마다 발표되는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15년 1인가구는 전체의 27.2%로 가장 많으며, 2인가구를 합치면 50%가 넘는다. 1인가구를 중심으로 한 소규모 가구가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한 가운데 작은 규모 가구에 최적화된 소형 세탁기, 소형 냉장고 등이 인기를 끄는 추세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1인가구 등 소형가구가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이를 겨냥한 소형가전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기능과 인테리어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소형가전이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