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정부가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면제해주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소상공인은 시큰둥한 분위기다. 실효성이 없을 뿐더러 오히려 탈세집단으로 비춰질까봐 우려스럽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국세청은 '자영업자·소상공인 세무부담 축소 및 세정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569만명에 달하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해서 내년 말까지 일체의 세무검증을 하지 않겠다는 게 주 내용이다. 소득세·부가가치세의 신고 내용을 확인하는 작업이 모두 면제된다.
한승희 국세청장은 "우리 경제의 뿌리인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이 세무검증 걱정 없이 사업에만 전념하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경제하려는 의지를 북돋우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번 대책은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에 따른 '소상공인 달래기' 정책의 일환이다. 하지만 소상공인은 오히려 미봉책에 불과한 정책이라고 평가절하하며 최저임금 '보이콧'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20일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정부가 세무조사 면제로 마치 570만명에 대한 자영업자에게 혜택을 베푸는 것처럼 말한다"며 "지난해 세무조사를 받은 자영업자가 5000명도 안 된다. 대부분 의사나 약사 등 전문직종이거나 유흥업 종사자"라고 말했다.
또한 "세금은 형평성의 문제다. 소상공인이 세금을 안 내겠다는 것도 아닌데, 탈세 집단으로 비춰질지 우려스럽다"며 "이번 대책에서 부가가치세를 면제받게 되는 자영업자 기준을 연 매출 2400만원 이하에서 3000만원 이하로 확대하겠다고 하는데, 하루 매출이 고작 7만원에 불과해 실효성이 없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정부는 여전히 소상공인 생존을 위한 희망적인 대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다"며 "8월29일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도 국민이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호소할 것"이라며 "소상공인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산다는 것을 알리고 강력하게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연합회와 소상공인생존권운동연대는 오는 29일 오후 4시 광화문에서 '최저임금 제도 개선 촉구 국민대회'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단체는 집회 참가 인원이 3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불복해 노사 자율협약 표준근로계약서 동참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소상공인생존권운동연대와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9일 서울 광화문 현대해상 앞에서 소상공인 119민원센터 개소식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소공연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