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남북 고위급회담을 시작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남북경협주가 다시 뛰고 있다. 이달 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고, 문재인 대통령이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제안을 하는 등 북한이 원하는 종전선언 기대감을 높일만한 이벤트들이 예정돼 있어 남북경협주들이 힘을 받는 모습이다.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로템은 18.6% 뛰었고, 현대엘리베이터는 10.6%, 한일현대시멘트는 32.1% 올랐다. 코스닥 종목들의 상승폭은 더 크다. 푸른기술은 40.1% 상승했고 대아티아이 27.0%, 에코마이스터도 55.6% 올랐다. 이달 상장한 비료업체
대유(290380)는 39.1% 상승했다.
특히 지난 15일 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의 동아시아철도공동체 제안 직후인 16일에는 남북경협주로 분류되는 많은 종목들이 강세를 보였다.
한동안 침체됐던 남북경협주들이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13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당시 조명균 통일부장관(왼쪽)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추가 회담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이날도 경협 관련주들이 오름세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추가 회담이 이뤄질 것 같냐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을 앞두고 2차 북미정상회담 구체화 및 연내 종전선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9월에는 북한의 건국절 70주년 기념식, 평양에서의 남북정상회담까지 남북관련 호재성 재료가 될만한 일정이 연속된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8~9월에 집중된 종전선언 관련 일정들은 순환매 장세에서 남북경협주들의 상승 탄력을 재차 강화시킬 수 있다"며 "경협 우선 순위에 기반해 수혜 실체가 뚜렷한 기업에 우선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의 오름세가 상반기 강세만큼의 힘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에서 상승하는 업종이나 테마가 별로 없기 때문에 기대감이 있는 남북경협주들이 오르는 것으로 보이는데, 지난 5~6월 당시만큼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며 "당시 남북경협주들이 상승한 이후 (실제 남북경협 진행상황이) 충족을 못시키면서 주가가 너무 많이 빠진 상태로, 기대감이 작용할 수 있는 여지는 있으나 중요한 것은 아직까지도 실질적으로 나온 결과물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