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지난 6월부터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반도체주가 일시적 반등을 보였지만 업황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중국발 공급증가가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돼 업황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반도체주의 대표 종목인
삼성전자(005930)는 전 거래일 보다 950원(2.17%) 오른 4만4800원에 장을 마쳤다. 다른 반도체주인
SK하이닉스(000660) 역시 전 거래일 보다 3700원(4.95%) 오른 7만8400원에 장을 마쳤다.
하지만 반도체주는 6월 이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동안 11.63% 하락했고,
SK하이닉스(000660) 역시 16.05% 떨어졌다.
주가 부진의 원인으로는 수요 정체, 공급 과잉, 단가 하락이 꼽힌다. 최근 모바일 D램의 피크아웃으로 수요가 고점에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고, 중국의 반도체 생산으로 공급 과잉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증권업계가 분석한 중국의 반도체 생산 능력은 국내 대비 1~2세대 떨어지는 수준이다. 국내 3D 낸드 플래시의 경우 64단에 주력하고 있고, 내년에 96단을 내놓을 예정이나, 중국의 경우 올해 4분기에 32단을 생산할 예정이다. D램의 경우, 국내는 18나노, 중국은 25나노로 2단계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 삼성전자가 16나노를 내놓을 예정이란 점에서 시기에 따라 2~3세대 차이까지 벌어진다.
반도체주의 주가가 일시적으로 반등했지만 업황 전망이 여전히 어둡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제품의 세대차이보다 공급증가가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반도체 시장은 공급 증가율이 수요 증가율보다 높은데 여기에 없던 물량이 새롭게 더해진다는 점이 우려로 작용하는 것”이라며 “올해 4분기 이후 중국의 반도체 생산 물량은 큰 규모는 아니지만 계속 증가될 수 있다. 현재의 주가가 낮아 단기적으로 자금이 들어오는 것으로 판단되나 장기적 전망은 변함없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주가 다시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해외 요인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중장기 인프라 투자 사이클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 IT와의 상관성이 있어 미국 투자 모멘텀의 정상화가 낙관론을 되살릴 수 있다”면서 “오는 11월 예정된 미 중간선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용구 연구원은 “신흥국 통화의 동반약세 구도가 지속되는 한에서는 달러로 표시되는 반도체 탑 라인(Top-Line) 환경이 중립이상 수준으로 구체화되기 어렵다”면서 “신흥국의 환율 안정화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