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연 기자] 백제문화제에서 진행되는 불교행사인 수륙재가 다른 행사들에 비해 최대 30배 이상으로 보조금이 지급되면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부 물품비용이 대폭 증가했고, 세미나의 현장조사비가 과다하게 지출된 부분이 확인됐다.
<뉴스토마토>가 23일 입수한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의 수륙재 보조금 정산내역 등에 따르면, 수륙재는 2013년에 ▲번 구입비 100만원 ▲어산 750만원 등을 지출해 총 1500만원을 사용했다. 그런데 2014년에는 총 1억2500만원의 보조금을 받았고 ▲번 구입비에 3900만원 ▲어산 인건비에 1117만원 ▲세미나에 3000만원 ▲설행자료집과 연구비에 1000만원을 사용했다. 번 구입비는 2013년에 비해 39배가 증가한 것이다.
번은 신장이나 부처님의 명호를 기록해 놓은 세로로 된 깃발형태를 띄고 있다. 실제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수륙재의 사진을 확인해 본 결과 번의 개수변화는 큰 차이가 없었다. 제단에 놓인 번은 2013년에 소형으로 20개, 2014년에는 대형 18개와 소형 20여개, 종이 번 30여개가 걸려있었다. 배에 설치된 번도 50여개 밖에 보이질 않았다. 3900만원을 들여 구입했다고 보기에 터무니없이 적은 양이었다.
불교계의 한 사찰주지인 A씨는 “번은 신장이나 부처님의 명호를 기록해 놓은 것으로 국내에 최대 40여 명호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대형부터 소형까지 개당 12~18만 원 선에 거래되는데 18개를 3900만원이나 주고 샀다면 한 개당 200만원 가량을 준 것이 되는데, 말도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어산'도 스님들이 염불을 해주는 예식인데, 1인당 30~50만원 정도의 수고비가 통상적”이라고 주장했다.
2015년에는 ▲어산에 700만원을 ▲의식구제작에 2049만원 ▲위패구입에 1080만원 등을 지출했다. 이듬해인 2016년에는 ▲어산 800만원 ▲탱화제작 449만원 ▲의식구에 2996만원 ▲연구용역에 3000만원을 사용했다. 연구용역은 의궤편찬 300만원, 인쇄비 230만원, 전수조사에 2470만원이 각각 소요됐다.
전수조사에 사용된 2470만원은 대학교수 및 연구위원 등 9명에게 토론비, 발표비, 회의비가, 20명에게는 각 10만원씩 200만원의 교통비가 지급돼 총 1160만원을 사용했다. 또 보조원수당 1인 200만원, 여비 10만원씩 20회 200만원, 숙식비 10만원씩 15회로 150만원, 잡비 60만원으로 그 상세 내용도 없이 610만원이 현장조사비 명목으로 사용됐다.
지난해인 2017년에 탱화가 출력비로 다시 등장했다. ▲탱화출력에 284만원 ▲서적출판에 253만원 ▲용머리 330만원 ▲차량지원에 500만원 ▲번 180만원이 시용됐다.
어산도 1000만원을 지급했다. 배 임대는 기존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늘어났다. 장엄지화를 하는 지화가 강의비로 400만원, 재료와 차량, 지화구입비로 747,000원이 각각 지출됐다. 특이한 점은 타지역에 있는 신도들을 동원하는데 차량지원비 명목으로 아산·대조사·세종시·봉은사 등에 총 500만원을 지원했다.
2014년부터 보조금을 수령해 수륙재를 진행해 온 단체 회장인 스님 B씨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할 말이 없다. 부여군에서 보조금을 받았으니, 부여군에 물어보라”고 답변을 피했다. 부여군 측은 “일부 영수증이 없거나 세부 내역이 없는 등 여러 문제가 발견됐다”고 보조금관리의 허술함을 시인했다.
백제문화제 수륙재는 1956년 민간주도로 열린 제2회 삼천궁녀제의 부대행사로 처음 등장했으며, 많은 인파들이 나룻배에 올라 낙화암 밑에서 진행한 들이 진행됐었다.
2016년 수륙재에서 사용한 지출결의서 내역. 단가와 수량 등이 기재돼 있지 않다. 사진/뉴스토마토
부여=김종연 기자 kimstomat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