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29일 오후 아랍에미리트(UAE)의 2인자격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과 통화하고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 방한 등을 논의했다.
청와대는 이날 출입기자단에게 “임 실장은 칼둔 청장과 오후 2시부터 약 25분간 전화 통화를 했다”며 “통화 내용은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 UAE 방문 시 합의한 양국 간 협력사안에 대해 발전적인 방향으로 폭 넓은 의견을 나눴으며, 왕세제의 방한과 그에 앞선 칼둔 청장의 방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28일 익명의 정부관계자를 인용해 UAE 측이 이명박정부와 체결한 비공개 군사 양해각서(MOU)를 정식 군사협정으로 전환하기 위한 국회 비준동의를 문재인정부에 요구했다고 보도했고, 청와대는 이를 부인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 통화에서 MOU 관련 이야기가 나왔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논의는 없었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지난 금요일 아크부대의 파견연장 동의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으며, 9월 정기국회에서 이에 대한 비준동의를 받을 것이라는 대화는 오갔다고 한다”고 밝혔다. 모하메드 왕세제 및 칼둔 청장의 구체적인 방한 일정은 “대사관 등을 통해 이후 조율을 더 거쳐 발표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명박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을 지낸 김태영 전 장관은 지난 1월 언론 인터뷰에서 당시 정부가 2009년 UAE 바라카 원전을 수주하면서 일종의 패키지로 유사시 한국군의 자동개입을 골자로 하는 비공개 MOU도 체결했다고 밝혔다. 헌법상 국군의 해외 파병 문제는 국회 동의절차가 필수지만, 이명박정부는 이 과정을 무시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1월10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공개되지 않은 협정이나 MOU의 내용 속에 흠결이 있을 수 있다면 앞으로 시간을 두고 UAE 측과 수정·보완하는 문제를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칼둔 칼리파 알-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지난 3월25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