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정부가 데이터경제 활성화를 위해 투자 확대와 규제 혁신에 나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행정안전부·금융위원회는 31일 4개 부처 합동으로 데이터경제 활성화를 위한 산업 육성에 내년에 1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정보주체 중심 데이터 활용(MyData) 전환, 빅데이터센터 100개소 구축, 중소벤처 데이터 구매·가공 바우처 지원이 데이터 산업 육성 방안의 핵심이다. 데이터경제의 원천이 되는 가명정보(익명가공정보) 활용 확대를 위해 법적 가이드라인도 마련된다.
지속적인 공공데이터 개방에도 불구하고 활용도가 높은 데이터는 양적으로 부족하고, 빅데이터 활용과 분석은 63개국 중 56위로 낮은 수준이다. 반대로 세계 데이터 시장 규모는 지난해 1508억달러에서 2020년 2100억달러로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데이터를 안전하게 잘 쓰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30일 서울정부청사에서 데이터경제 활성화 규제 혁신 브리핑이 진행됐다. (왼쪽부터)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기획단장, 노경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정책국장, 정윤기 행정안전부 전자정부국장, 김재영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국장. 사진/이지은 기자
마이데이터 사업은 올해 금융·통신분야부터 적용 후 신용정보법 개정 추진을 통해 금융분야 전방위로 확대해 제도적 정착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정보주체가 기업·기관으로부터 자기정보를 직접 내려 받거나, 타 기관 등으로 이동을 요청해 해당 정보를 활용하도록 범위가 확대된다. 아울러 기술적 신뢰제고를 위해 데이터분석과 인공지능(AI) 학습만 가능한 보안환경을 갖춘 데이터 안심구역 구축, 블록체인 기술개발·실증에도 나선다.
공공데이터 개방 및 고도화,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을 통해 활용 가능한 데이터를 양적·질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모든 공공데이터는 원시데이터 형태로 최대한 모으고, 분야별 빅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내년 800억원을 투자한다. 중소·스타트업의 데이터 가공·관리가 힘들었던 점을 개선하기 위해 데이터 구매·가공 바우처도 지원한다. 내년도 구매 바우처는 1000개사, 가공 바우처는 640개사에게 지원할 계획이다.
데이터경제 활성화를 위한 핵심인프라인 클라우드 산업의 활성화에도 나선다. 공공기관 외에도 지자체와 중앙부처의 대국민서비스는 민간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범부처가 협업을 통해 교육·의료·행정 등 전 분야에 클라우드를 접목해 혁신사례를 창출하는 올 앳 클라우드(All@Cloud)를 내년 2개에서 2021년 8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정부는 데이터 활용을 위해 규제혁신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는 가명정보 입법화가 골자다. 정부는 가명정보의 적용범위·사용목적·처벌조항 등 법에 담길 구체적인 내용을 이르면 하반기 중으로 확정하고 국회 통과까지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개인정보의 개념을 명확히 하고, 가명정보를 이용·제공할 수 있는 범위를 법을통해 구체적으로 규정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4개 부처 합동으로 열린 브리핑에서 정윤기 행안부 전자정부국장은 "빠른 시일 내 법안이 통과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면서 "가명정보의 이용 과정에서 특정 개인을 알아 볼 수 있게 되는 경우 처리중지 및 삭제 조치 의무화, 고의적 재식별시 엄격한 형사처벌·과징금 부과 등 책임성 확보 방안을 도입해 개인정보 보호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가명정보 입법화가 이뤄지면 산업적 연구, 상업적 통계 목적의 경우 이용자의 동의 없이도 가명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정부는 이날 판교 스타트업캠퍼스에서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 기반 혁신사례를 소개했다. 카드사가 연령대·성·시간대별 매출정보 등 카드회원 정보를 마케팅에 활용하도록 소상공인에게 제공하거나 40여개 기관의 공공정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산출된 합리적 시세를 주민들에게 제공해 대출 등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 등이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 행사를 통해 추진하는 데이터 관련 규제혁신을 바탕으로 데이터가 국민 삶의 질을 개선하고 우리 산업을 일으킬 수 있도록 하겠다"며 "데이터 구축에서 활용에 이르는 전 주기에 걸친 혁신 정책을 속도감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