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청에 청년정부를 만들 것을 약속했다.
서울시는 서울시의회와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청정넷)와 함께 2일 오후 서울시의회 본회의실에서 '다른 차원을 여는 이야기'라는 주제로 서울청년의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서울청년의회의 9개 분과는 일자리·장애인권·청년 활동 공간·주거·성평등 등에 대해 서울시에 질의하고 정책을 제안했다.
의회 순서 말미에 각 분과의 정책을 전반적으로 검토·시행할 뜻을 밝힌 박 시장은 청년 정책 거버넌스를 강화할 것도 약속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청에 서울시장 직속으로 청년정부를 구성해 청년 정책을 수립·시행하도록 하겠다"며 "서울시 정책 실현 과정에서 청년기업·마을기업 참여에 인텐티브를 우선 적용하고, 실국 정책 마련에 반드시 청정넷 참여·확인 절차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일자리 분과의 김민주 청년의원은 "박 시장은 '지난 2012년 서울시 기술교육원은 비진학 청년의 취업을 위한 대안'이라고 발언한 바 있었으나, 올해 교육원의 300명 규모 직업훈련과정이 폐지됐다"며 "신청률 저조가 폐지 이유라는 짤막한 대답만 들었다"고 꼬집었다. 자리에 앉아있던 박 시장이 주먹으로 턱을 괴면서 김 청년의원의 발언을 받아적었다. 일자리 분과는 비진학 청년 예산을 전체 청년 예산의 20% 수준으로 늘리고, 비진학 청년 특화사업단 신설, 훈련수당 보편 지급해달라는 등의 요구를 했다.
강병호 일자리노동정책관 국장은 "청년 일자리 예산 중 15%는 사실상 비진학 청년을 위한 것이나, 예산을 떠나 어떤 사업이 필요한지 최선을 다해 검토하겠다"며 "청년수당이 사실상 훈련수당의 성격이 있는만큼, 확대 문제는 다른 청년과의 형평성을 고려하고 중앙정부와 조율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장애인분과의 문화진 청년의원은 자신이 전동 휠체어를 타고 동료 도움을 받아 겨우 저상버스에 오르는 영상을 PPT를 통해 내보였다. 문 청년의원은 "버스 첫차와 막차를 반드시 저상버스로 배정해 장애인이 다른 대중과 마찬가지로 시간에 구애받지 않도록 하고, 저상버스와 일반버스를 규칙적으로 배정해달라"며 "교통약자 위한 '마이버스 앱'을 이용해 장애인이 자신의 탑승 의사를 기사에게 알리도록 하고, 기사가 장애인 태우는 데 미숙하지 않도록 교육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고흥석 도시교통본부장은 "오는 2025년까지 저상버스를 100% 도입하겠다는 목표로 이번에 추경 76억원까지 배정해 배차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예약 시스템 운영을 즉시 시작하고, 기사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날 각 분과들은 정책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색 발표를 하기도 했다. 성평등 분과의 이가연 청년의원은 발표 시작과 끝에 경보를 울려서 여성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놀자리 분과의 청년의원은 서울시에게 청년공간 '무중력지대' 홍보를 해달라는 의미에서 '경고' 의미의 노란 카드와 '그린라이트' 의미의 녹색 카드를 차례로 들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일 오후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서울청년의회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