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3차 남북 정상회담이 오는 18~20일 2박3일간 평양에서 열린다. 3개월여 만의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간 교착상태 해소를 통한 한반도 평화정착 마련의 장이 다시금 마련될지 주목된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6일 대북 특사단 방북 결과 브리핑에서 “남과 북은 9월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2박3일 간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정 실장은 5일 대북 특별사절단 자격으로 서훈 국가정보원장,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등과 함께 방북해 평양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왔다.
정상회담 의제에 대해 정 실장은 “판문점 선언 이행성과 점검과 향후 추진방향을 확인하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 및 공동번영을 위한 문제, 특히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실천적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남북문제에 그치지 않고 북미관계 개선을 통한 한반도 평화정착 방안까지 광범위하게 논의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면서 “정상회담을 계기로 현재 남북 간 진행 중인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대화를 진전시키고 상호 신뢰구축과 무력충돌 방지에 관한 구체적 방안에 합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회담 준비를 위해 남북은 다음주 초 판문점에서 의전, 경호, 통신, 보도에 관한 고위 실무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기존 판문점 선언 이행위원회의 연장선상인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첫 전체회의를 주재했다.
정 실장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전날 대화 내용도 소개했다. 정 실장은 “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본인의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이를 위해 남북 간에는 물론 미국과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은 특사단에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2021년 1월) 내에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정 실장은 “김 위원장이 ‘최근 북미 간 협상에 다소 어려움은 있지만 그럴 때일수록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특히 정 실장은 “김 위원장이 ‘종전선언을 하게 되면 한미동맹이 약화된다, 또는 주한미군을 철수해야 된다 하는 것들은 종전선언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 아니냐’는 입장을 밝혔다”고도 했다. 종전선언에 주한미군 철수 문제를 연동시킬 수 있다는 미국 내 우려를 일축한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은 또 “이번 특사 방북결과는 미국 등 유관국에 상세히 설명하고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정 실장과 서 원장 등이 조만간 출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사람은 지난 3월에도 대북특사단 자격으로 방북한 후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을 연쇄적으로 방문한 바 있다.
북한도 전날 있었던 대북특사단 방북 소식을 자세히 전했다. 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우리 측 대북 특사단을 김 위원장이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접견했으며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받았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 문제에 대해 “조선반도(한반도)에서 무력충돌 위험과 전쟁의 공포를 완전히 들어내고 이 땅을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자는 것이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통신은 3차 정상회담 일자를 특정하지 않은채 “9월 중 예정되어 있는 평양 (남북) 수뇌상봉과 관련한 일정과 의제들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하고 만족한 합의를 봤다”고 보도했다.
대북 특별사절단으로 평양을 다녀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6일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방북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