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김지완
BNK금융지주(138930) 회장이 일주일 새 3차례나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가부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매도와 경남은행 북한산 선철 관련 의혹 등으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 주가를 끌어올리고 책임경영 의지를 피력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사진/BNK금융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지완 BNK금융 회장은 지난 5일 자사주 5000주를 주당 8290원에 매수했다. 이는 지난달 30일과 31일 각각 4000주를 매입한 데 이어 3번째다. 불과 일주일 만에 1만3000주를 사들인 것이다. 현재 김 회장이 보유한 BNK금융 주식은 모두 2만5000주다.
김 회장의 잇단 자사주 매입은 경영실적 개선과 주가부양에 대한 강한 의지로 분석된다.
통상 그룹 CEO나 경영진은 자사 주식의 저평가 상황을 타개하고, 회사 가치를 키우겠다는 책임 경영 의지의 표현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행보를 긍정적인 시그널로 보고, 주가가 반등하는 기회로 작용하기도 한다.
김 회장 역시 지난 5월3일부터 11일, 28일, 6월14일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각 3000주씩 1만2000주를 매수하며 주가 반등을 꾀한 바 있다. 다만 부산은행 채용비리와 경남은행의 금리조작, 북한산 선철 연루 의혹 등 계열사를 둘러싼 우려가 악재로 작용하며 주가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현재 부산은행에서는 경영진 일부가 채용비리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며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경남은행은 북한산 석탄 밀반입 수입업체에 신용장을 발급해준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제재 가능성도 불거진 상태다. 경남은행에서는 가능성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만에 하나라도 미국이 자체적으로 거래은행에 대해 세컨더리 보이콧을 시행할 경우, 경남은행은 외화차입 제약, 신용등급 하락 등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국민연금공단과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 매니지먼트 앤 리서치 컴퍼니, 파크랜드 등 주요 주주의 지분 매도도 이어졌다. 피델리티 매니지먼트 앤 리서치 컴퍼니는 지난달 30일 BNK금융 지분이 1936만4804주(비율 5.94%)에서 1925만3258주(5.91%)로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국민연금 또한 지난달 20일 기준 BNK금융 보유 지분이 9.99%로 6월 말(10.71%) 대비 0.72%포인트 감소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BNK금융에 대한 지분을 12.97%(2015년 6월 기준)까지 늘리며 최대주주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보유주식을 조금씩 매도하며 현재 3257만6440주만 보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대주주 또한 롯데지주 등 특수관계인(지분율 11.14%)으로 변경됐다.
결국 김 회장을 위시한 경영진에서 주가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경영진 역시 자사주 매입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이날 구교성 준법감시인(상무)은 2000주를 주당 8270원에 장내 매수했으며 최홍영 그룹경영지원총괄 전무는 지난 5일 2200주를 8310원에 사들였다. 이밖에 명형국 그룹전략재무총괄 전무는 지난달 20일 4200주를 추가로 매입했으며, 박훈기 그룹디지털총괄 부사장은 지난 7월23일 1000주를 매수했다.
이밖에 해외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설명회(IR)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BNK금융은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2분기 경영실적 등을 알리는 기업설명회를 가졌다. 해외 IR은 올해만 5차례 열렸다. 이는 지난해 한차례 열린 것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BNK금융 관계자는 “해외기관 등을 대상으로 BNK금융을 적극적으로 알리려고 한다”며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도 이러한 의지표현에서 실시된 것”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