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본사에서 만난 이준형 경한코리아 부사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수출 쪽에 신경을 쓴 덕분에 전반적으로 좋은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현대기아차에 머물러있던 곳들은 지금 점점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우리도 예전에 현대기아차에 치중했던 적이 있었는데, 2000년 초반부터 수출 시장을 개척한 결과가 지금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1984년 경한정밀로 창립한 회사는 1994년 지엠비코리아의 협력업체가 되면서 성장했다. 지엠비코리아는 현대기아차의 1차 협력사다. 경한코리아는 1994년 현대차가 트랜스미션(자동차의 속도와 힘을 제어하는 장치)을 국산화할 때 2차 협력사로 개발에 참여했다. 이 부사장은 "회사 설립 후 초반에는 현대차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지엠비코리아 등과 동반 성장할 수 있었다"며 "지엠비코리아와 공동개발하면서 기술력을 쌓고 품질 개선에 성공하면서 해외 쪽으로 눈을 돌렸고 2007년에는 미국 이튼(EATON)에 트럭용 부품을 수출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경한코리아는 2013년 폭스바겐 그룹, 2016년 캐나다 '스텍폴'과 납품계약을 맺었고, 지난해에는 독일 변속기 제조업체 'ZF'에서 2개 부품 수주를 받았다.

경한코리아의 이 같은 성장세는 업황 부진 속에서 얻은 결실이라 주목된다. 실제 자동차 부품회사들은 실적 하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차의 1차 협력사로 지난해 기준 3조366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성우하이텍 경우 지난해 현대차의 글로벌 실적 부진 등으로 타격을 입었다. 성우하이텍의 영업이익은 2016년 1401억원에서 지난해 608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4.5% 감소했다. 자동차산업 불황 속에 적자를 낸 기업은 성우하이텍 외에도 갈수록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한코리아는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더욱 몸부림치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구축한 MES(생산관리시스템·Manufacturig Execution System) 또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MES는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한 생산 관리가 핵심이다. 이 부사장은 "중국, 인도, 대만 등과 가격 경쟁에서 이기려면 품질추적, 재고 관리가 가능한 MES는 필수"라고 말했다. 트랜스미션이나 엔진 쪽 부품은 청정도가 높게 요구되는데, 반도체 회사 규모의 청정 테스트룸을 구축한 것 또한 글로벌 경쟁력의 요소다. 이 부사장은 "해외 수주를 많이 받아야 일자리 창출도 하고 회사가 발전한다. 회사는 정체돼있으면 죽은 것과 마찬가지"라며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