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8일부터 2박3일간 평양에서 열리는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18일과 19일 이틀 연속 회담을 한다. 남북 정상회담 역사상 처음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공식 의제로 놓고 협상을 벌인다. 상황에 따라 추가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겸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은 17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프레스센터에서 내·외신을 상대로 회담 일정과 주요 진행상황 등을 브리핑했다. 임 실장은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남북관계 개선발전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 중재 및 촉진 ▲남북간 군사적 긴장과 전쟁 위협 종식 등을 들었다. 그는 “남북관계 개선 발전은 판문점 선언이 기준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비핵화 의제에 대해 합의하는 것”이라며 “비핵화 의제는 지금까지 남북 정상 간에 꺼낸 적이 없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북미간의 의제로 다뤄졌지만, 지금은 비핵화 의제가 매우 중요한 중심 의제가 됐다”고 밝혔다.
임 실장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18일 오전 8시40분 성남 서울공항을 출발해 서해직항로를 거쳐 오전 10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다. 공항에는 북측이 마련한 공식 환영행사가 준비돼 있다. 김 위원장이 공항에서 영접할 가능성이 크다.
오찬 후 문 대통령은 곧바로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과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방북 첫날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면담 및 환영만찬 일정을 가진 뒤 둘째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에 돌입했던 전례와 다른 파격이다. 이번 회담이 형식보다는 내용을 중시하는 회담이며, 남북정상이 두 차례 만남을 통해 어느 정도 상호 신뢰관계를 형성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남북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김정숙 여사는 아동 병원과 음악 종합대학을 참관한다. 특별수행원들은 김영남 위원장과 만날 예정이지만, 경제인들은 별도로 리룡남 경제담당 내각 부총리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남북경협에 대한 북한의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첫날 회담 등이 끝나면 늦은 오후에는 북측이 마련한 환영 예술 관람과 환영 만찬 등이 이어진다.
방북 둘째 날인 19일에도 오전부터 남북 정상회담이 시작된다. 임 실장은 “이때까지 회담이 원만히 진행된다면 오후에는 합의내용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기대한다”며 “그간 남북 간에 논의해온 군사적 긴장해소와 무력충돌 방지 내용으로 하는 군사부문 합의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일부 조항 (조율)이 남아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회담이 오전 중 마무리되지 않는다면 오후 추가 회담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오찬은 대동강변 옥류관에서 진행되며 오후에는 문 대통령과 특별수행원들의 평양 시내 주요 시설 참관행사가 있다. 다만 특별수행원들은 성격에 따라 다른 곳을 참관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일각에서는 평소 경제발전에 높은 관심도를 보인 김정은 위원장이 별도의 특별한 자리를 만들어 4대 그룹 총수 등을 초청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온다.
저녁에는 환송만찬이 계획돼 있다. 임 실장은 “문 대통령은 해외 순방시 현지 주민들 자주 가는 식당들을 늘 가시곤 해서 북쪽에도 요청해 놨다”며 “어떤 식당일지 모르겠지만, 평양 시민들이 자주 가는 식당에서 가급적 만찬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마지막 날인 20일엔 특별한 일정 없이 오전 환송행사를 마치고 바로 서울로 복귀할 예정이다. 다만 제2의 도보다리와 같이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친교 일정이 잡힐수도 있다. 이 경우 방북단의 귀환도 자연스레 순연될 전망이다.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7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차려진 남북정상회담 평양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임종석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