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원 상습 성추행' 이윤택, 1심서 징역 6년

법원 "잘못 바로잡을 기회 스스로 버렸다"

입력 : 2018-09-19 오후 2:40:12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극단 연희단거리패 단원 등을 상습적으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연극연출가 이윤택씨가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재판장 황병헌)는 19일 상습강제추행·유사강간치상 등 혐의를 받는 이씨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실형과 함께 8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 취업 제한을 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국내 연극계를 대표하는 작가 겸 연출자로서 높은 명성과 권위를 누렸다. 자신의 절대적인 영향력 아래에 있는 단원들이나 연극 배우들을 상대로 안마를 시키거나 연기 지도를 하면서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성추행을 저질렀다"며 "피고인이 자기 권력을 남용한 것과 동시에 피해자들은 각자 소중한 꿈을 이루기 위해 피고인의 권력에 복종할 수밖에 없었던 사건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회복하기 어려운 수치심과 깊은 좌절감을 느끼게 됐다. 과거 여러 차례에 걸쳐 항의와 문제 제기가 있었고 피고인 스스로 잘못을 바로잡을 기회가 있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피해자들이 거부하지 않아 고통을 몰랐다고 하는 등 책임을 회피하고 피해자들이 자신을 악인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도 보였다"고 지적했다. 
 
앞서 검찰은 이씨가 고의성을 가지고 극단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며 지난 7일 결심 공판에서 이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극단 내 왕처럼 군림하면서 수십 명을 성추행했다. 피고인은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자기 행위가 추행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사타구니 안마가 어디서 통용되는지 모르겠다. 변호인은 기습 추행이냐 아니냐로 몰고 있는데 손을 잡아당겨 만지게 하는 것 자체가 폭행"이라고 강조했다.
 
이씨는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연희단거리패를 운영하면서 여성 극단원 5명을 25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와 여성 극단원 신체 부위를 만져 우울증 상해를 가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연극연출가 이윤택씨가 지난 6월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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