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금융당국의 경쟁도 평가 결과 일반손해보험시장에서 독과점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특화보험사의 진입정책 완화 및 일반보험시장의 자본금 요건 완화 등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위원회 소속 ‘금융산업 경쟁도 평가위원회’가 26일 발표한 ‘보험업 경쟁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보험업은 대체로 경쟁시장이지만, 일반 손해보험은 집중시장에 해당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쟁시장은 여러 회사들이 경쟁하는 상황을 뜻하는 반면 집중시장은 적은 회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어 경쟁이 심하지 않다는 의미다.
앞서 금융위는 금융산업내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고, 진입정책에 대한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해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방안’을 올해 5월 발표하고 후속조치로서 평가위원회를 구성했다.
평가위원회는 전문 연구기관의 연구용역 보고서를 토대로 총 4차례 회의를 거쳐 경쟁도를 평가했으며 이 과정에서 업계의견도 청취했다.
그 결과 평가위는 생명보험의 경우 HHI 지수가 994이며, 낮은 수익성(ROE) 등을 고려하면 경쟁시장에 해당된다고 분석했다.
HII지수는 미국 법무부, 공정위 등에서 시장집중도를 판단할 때 활용하는 지수로, 각 참가자들의 시장점유율(%)의 제곱의 합으로 계산한다.
HII지수가 1500보다 낮을 경우 집중되지 않은 시장으로 분류되며 1500∼2500은 다소 집중, 2500 이상은 매우 집중으로 나뉜다.
평가위 관계자는 "생명보험 시장의 경우 생존·사망·생사혼합보험 모두 HHI지수가 낮아지는 추세"라며 "여기에 장기 저금리 추세 등을 고려하면 집중시장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손해보험에 대해서는 일반손해보험과 자동차손해보험 등 분야별로 평가가 갈렸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대부분 100%를 초과하는 높은 손해율로 수요측 경쟁압력 등을 감안해 경쟁시장으로 평가했다.
반면 일반 손해보험의 경우 2001년부터 2017년 중 HHI지수가 종목별로 1200∼2000 수준으로 나타났고, 다른 추가 고려요인이 없어 집중시장으로 평가됐다.
다만, 장기손해보험은 HHI지수가 1472로 높게 나타났지만 사실상 경쟁관계인 생명보험(개인 저축성)과 결합시 경쟁시장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에 따라 평가위는 집중시장으로 분류된 손해보험의 경우 상품·채널 등에 특화된 보험사의 진입을 통해 경쟁을 촉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기존 보험사와는 차별된 상품 또는 채널 등으로 특화된 보험사의 진입수요가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인허가 추진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금융위는 다음달 중으로 채널·상품 특화보험사에 대한 적극적 인가정책을 펼칠 예정이다.
평가위 관계자는 "소비자 실생활에 밀착된 일반보험의 활성화를 위해 자본금 요건 완화 등 진입제도 개선을 검토해야 한다"라며 "다만 이 과정에서 완화된 인가기준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보험 가입 등 다양한 소비자 보호방안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금융위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