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신흥시장 접수한 중국 무명 업체들

아프리카 장악한 '트랜션'…인도 프리미엄 시장 잡은 '원플러스'

입력 : 2018-09-25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위세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가성비를 앞세웠던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기술력까지 겸비해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 2분기 출하된 전세계 스마트폰 10대 중 4대는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 '4대 천왕'의 몫이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돌풍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인지도가 높지 않아도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전통 강자를 제치고 정상을 차지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아프리카 대륙을 장악한 '트랜션'과 인도 프리미엄 시장 왕좌를 차지한 '원플러스'가 대표적이다. 
 
중국인도 생소한 '트랜션'…아프리카선 '대륙의 제왕'
 
트랜션은 중국에서도 생소한 브랜드다.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트랜션은 중국의 여타 업체들이 동남아나 유럽 시장 등을 공략할 때 일찌감치 아프리카를 전략 시장으로 점찍었다. 지난 2007년 11월 아프리카에서 첫 모델을 시험 출시한 트랜션은 이듬해인 2008년 6월 나이지리아에 첫 번째 지사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케냐 나이로비의 한 휴대폰 매장에서 고객이 트랜션의 테크노 스마트폰을 사용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트랜션은 현지화 전략으로 아프리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다른 통신사간 통화료가 비싼 아프리카 특징을 고려해 휴대폰 한 대에 다른 통신사 유심을 장착할 수 있는 기능을 넣는가 하면, 음악이 생활의 일부인 아프리카 문화를 반영해 단말기 전원을 켰을 때 멜로디가 끊임없이 나오도록 했다. 셀카 기능에 피부색 조정과 하이라이트 효과 기능을 넣는 것도 현지인들의 만족도가 높은 부분 중 하나다. 
 
그 결과 트랜션은 지난 2분기 아프리카 스마트폰 시장의 35.4%를 차지했다. 테크노, 아이텔, 인피닉스 등 산하 브랜드가 모두 시장점유율 상위 5개 안에 포진해 있다. 
 
트랜션의 입지는 피처폰 시장에서도 다르지 않다. 아프리카 휴대폰 시장에서는 피처폰이 여전히 60%에 이르는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데, 이 중 트랜션의 아이텔이 압도적 지위를 점하고 있다. 
 
삼성·애플도 따돌린 '원플러스'…프리미엄 시장에 집중
 
원플러스는 지난 2분기 인도 프리미엄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을 제치고 1위에 오르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3만루피(약 49만원) 이상 프리미엄 시장에서 40.5%의 점유율로 삼성전자(34.4%)와 애플(13.6%)을 앞선 것. 지난해 같은 기간의 8.8%에서도 비약적 성장을 이뤘다. 이 기간 인도의 베스트셀링 프리미엄 모델 톱3 중 두 개가 원플러스의 것이었다. 
 
원플러스의 창업자인 피트 라우 최고경영자(CEO). 라우 CEO는 오포의 부사장 출신이다. 사진/뉴시스
 
오포의 관계사로 알려진 원플러스는 저가 전략을 사용한 다른 업체들과는 달리 플래그십 모델에 집중해 오늘날의 영광을 얻었다. 매년 1~2종의 모델만 출시하면서 '고급' 이미지를 쌓은 것. 인도 진출 초기 아마존 인디아와 긴밀히 협력한 점도 효과적이었다. 
 
원플러스는 현지화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팬 커뮤니티를 강화해 소비자들의 의견을 제품 개발에 적극 반영하고 있는 것. 카메라 유화 필터 기능 업그레이드 등이 팬들이 제시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물이다. 원플러스의 창업주인 피트 라우 최고경영자(CEO)는 점유율 1위를 달성한 직후 홈페이지를 통해 "원플러스가 인도에서 큰 성과를 거둔 것은 수 천명의 테크 애호가, 팬 그리고 커뮤니티 멤버들 덕분"이라고 감사 인사를 남기기도 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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